오랜만에 본 미스테리 스릴러 물이었다.
가을에 보는 공포영화란..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호러물을 보고 나와
가을 밤 찬공기를 느낄 때의
그 배가 되는 오싹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줬다.
사실 개인적으로 미스터리 스릴러물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물론 긴장감을 늦출 수 없기 때문에 영화속에 제대로
빠져들기만 하면 2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정신을 쏙 빼놓고 빠져들게끔 해주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영화를 볼때 그다지 머리를
쓰고싶지가 않다는 게 미스터리 스릴러물을 지양하는 이유이다.
'그래서 범인이 누군데' '이건 왜이러는건데'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면 영화를 보면서도 스트레스가 풀리기는
커녕 과도한 스트레스와 극 전개를 따라가야만 한다는
압박으로 머리가 복잡해져버린다.
궁녀는 이같은 개인적인 성향에 비춰보면.
무척이나 불친절한 영화다.
어느 영화제에서.. 에거서크리스티가 보고 극찬했을 영화라는 평을 받았다고 한다지.. 추리극으로서..
그만큼 내용은 '어?' '어?'를 연발하게 만든다.
난 이렇게 예상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덧 내용은
내 예상과는 빗나가는 상황. 정말 내가 딸리는 걸까 하는
의구심마저 드는 상황이 싫을 뿐이다. 하지만
변명을 하자면. 궁녀의 실상을 나는 몰랐으니까.
하고 무책임하게 말해버리겠다.
아무튼. 영화는 계속되는 추적으로 이어나간다.
이와 곁들여 미스터리 호러물의 양념인양 잔인한 장면들이
나온다. 여자 감독이 이렇게 잔인한 장면을 상상하고 표현했다는게
신기할 뿐이다. 물론 극의 사실적 표현과 조금의 과장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넣었다지만..
양 옆으로 들려오는 괴성과
내 손이 저절로 내 눈을 가려주는 상황이란..
붉은 피가 작렬하는 영상은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돋는다.
영화는 결말로 전개되면서. 어느덧 스릴러 추리극에서
귀신 영화로 변해간다.
한 인물이 나타나고. 불이 꺼지고.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
하지만 절대 식상한 관절꺽기 귀신은 나오지 않으니 나름
신선하다고 하겠다.
여담이지만. 왕자 아기씨의 캐스팅은. 정말 왜 두번생각 안했는지
의문이 든다. 공포영화에서 적어도 캐스팅때문에 웃음이
나오면 안되지 않을까.. ㅜㅜ;ㅋ
그리고 김남진의 역할이 너무나 협소한 게 아닐까 생각된다.
이게 다야? 하는 그분의 역할 분량..
그리고! 제발 공포영화 못보는 사람들은 영화관에서 공포영화
안봤으면 좋겠다.ㅠ 영화를 보고 찢어질 듯한 괴성을 외치는건
괜찮다. 하지만 눈은 가리고 친구의 품에서 장황한 설명으로 영화를
경청할거면. 대체 왜 영화관에 오셨는지..ㅠ
아무튼. 독특한 소재가 돋보이는 영화였고.
미스터리 스릴러물로서 조금은 불친절한 결말때문에
아직도 조금 의문이 남기는 하지만. 그건 내 사정이고.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는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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