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사람을 총 3분류로 분류한다고 들었다. 남자, 여자, 아줌마. 무슨 아줌마는 여자도 남자도 아닌 중간 단계인가? 그만큼 아줌마는 독특한 차원의 세계의 사람이란 건가? 그러나 이 영화를 보면 이렇게 3분류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폭마누라 각본을 쓴 "강효진"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아줌마의 투혼? 강인함? 무엇을 보여주려고 했을까? 아무리 그래도 이런 황당한 설정은 처음부터 너무 말도 안 된다. 물론 강한 여성 격투기 선수들은 보통의 남자들보다 근육도 단련되어 있어 웬만한 남자는 이기겠지만, 몇 년을 격투기 선수로 선수생활을 해 왔고, 게다가 남편은 이종격투기 선수 챔피언이다. 13년동안 맞아서 맞아본 사람이 더 잘 안다고 이골이 났나 보다. 그 동안의 경험때문에 위협행동만으로도 몸이 웅크러들지만, 결국 승리!! 그러면서 "세상에 맞을 것은 없어. 아무리 열받게 해도" 라는 명언을 날리며 유유히 내려오는 아줌마!! 결국 이 세상에서 아줌마 최고라는 이상한 느낌을 받으며 종결짓는 허무맹랑한 <펀치레이디>였다.
남편 vs 아내. 가정 불화를 싸워서 해결하라? 하은(도지원)은 평범한 주부다. 다른 점이 있다면 남편(주창, 박상욱)이 이종격투기 선수라서 맞고 산다는 것!! 그러나 그 수준이 도를 지나친다. 이 남편 술만 먹었다 하면 집에 들어와서 온갖 행패를 다 부린다. 솔직히 그러면서 이 아줌마가 이런 남편과 산다는 것조차 신기할 따름이다. 하여튼 그렇게 두들겨 맞는 아내를 딸은 아줌마라고 부르고(집이 참 개판으로 돌아간다) 그러다 집을 나와 친구 집에서 산다. 그러다 자신의 첫 사랑이 남편과 싸운다는 사실을 알고, 경기장에서 첫 사랑이 남편한테 죽는 것을 목격한다.(물론 경기 도중이니 남편한테 책임은 없다) 그리고 남편 기자회견장에서 열받아 남편과 싸우자고 도전장을 내민다. 언론들은 옳다구나 싶어 바로 기사로 옮기고 인터뷰하고, 결국 확정!! 이제 하은은 싸우기 위해서 연습을 해야 하고, 당연히 보통 체육관은 그녀를 받아주지 않는다. 그러나 수현(손현주)의 체육관에서 어설프게.. (별로 열심히 하는 장면도 없다) 연습을 하고, 시합날 드디어 붙는다!!
다른 복싱영화와는 차원이 다른(!) 설정이 너무 작위적이다!
만화책으로는 <더파이팅><핵폭탄><라이벌>등 재미있고, 유명한 복싱만화들이 있다. 영화로 대표적으로 <록키>가 있고, <밀리언달러베이비>에서는 여성 복싱선수가 나온다. 당연 상대는 같은 성별을 가진 여자 또는 남자였다. <펀치레이디>는 이 점을 다르게 보고 싶었던 것인지, 다른 성별이 싸운다. 다른 점은 처음부터 말도 안 되는 설정으로 시작한다는 것이다. 30대 중반의 아줌마와 이종격투기 선수가 싸운다는 설정은 너무 작위적이다. "최홍만" 선수가 싸우는 것도 봤지만, 그 세계에 있는 선수들은 장난이 아니다. 무릎찍기 한방이어도 골로 갈 수 있는 상황인데, 세지도 않은 여자와의 링에서 결투라니.. 게다가 이 설정을 더 극대화시키기 위해 어리벙벙한 수현이 등장한다. 말도 어눌하고, 배우겠다고 온 남자둘은 더 어벙벙하고, 게다가 그 중 한 사람은 매맞는 남편이다. 수현과 이 두 아저씨들로 인해 영화에 조금이나마 웃음은 줄 수 있었다. 그러나 더 체계적인 교육을 급하게 받아도 모자랄 판에 타이어 하나 끄는 것조차 제대로 못하고, 수현은 주창네 체육관에 가서 배우고 있다. 거 참.. 상대편 기지에 가서 비밀 캐는 것도 아니고, 하은 가르치기 위해 거기서 배우고 있다니.. 중간에 하은의 엄마의 고백은 더욱 영화를 작위적인 설정으로 가게 만드는 장치다. 그 부근에서 아! 영화 빨리 끝나라를 외치고팠다.
남편 vs 아내. 가정 불화를 싸워서 해결하라?
남자 vs 여자 로 구분짓는 사회도 아니다. 아직까지 남녀평등 따지는 곳이 있긴 하지만, 웬만한 곳은 남자와 여자가 서로 경쟁상대일지언정 남자 vs 여자 구도는 만들어지지 않고, 원활하게 사회가 돌아가고 있다. 요즘 어느 누가 여성이 차를 몬다고 해서 "여자가 집에 가서 애나 볼 것이지" 이런 망발을 하겠는가!! 그러나 이 시점에서 갑자기 남편 vs 아내 의 싸움 구도는 무엇인가? 게다가 TV앞에서 응원하는 사람도 남자는 보수적인 언변으로 옆에 여자를 들끓게 하고, 여자 또한 남자를 자극하는 말을 한다. (나중에 이들이 부부라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한차례 웃음을 터뜨렸다) TV앞에서는 이런 장면이 나오고 게다가 경기장은 환호성을 지른다. 나 참. 어떻게 보면 이건 한낮 부부싸움이라도 봐도 되는데 이걸 합법적인 부부싸움이라고 해야 하나? 게다가 그걸 보고 환호성까지 지르다니!!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싸웠을 때 남자가 여자를 때리면 남자가 돼 갖고 여자나 때리고라면서 욕을 먹는다. 그러나 경기장에서는 달랐다. 이게 남녀가 평등한 상태에서 싸우는 거라서 그런가? 물론 챔피언 남편이 한 쪽 팔은 묶은 상태에서 경기는 진행됐다. 게다가 남편은 처음부터 제대로 싸우지도 않는다. 욕을 먹을까봐 그러는지(우리나라에서는 그렇다) 잘 싸우지도 않고, 아내가 점점 도발해서 욱 해 몇 대 친다. 그렇게 둘이 싸우다가 결국 아내가 이긴다. 이건 어떻게 보면 가장 말도 안 되는 결말이기도 하면서 뻔한 결말이다. 그래서? 그래서 어떡하라는 건가? 딸은 "아줌마"로 부르던 엄마를 이제 "엄마"라고 부른다. 남편한테 맞는 아내였던 엄마가 이겨서? 어떻게 생각하면 굉장히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그런 허접하면서도 말도 안 되고, 괜히 부부나 연인이 영화보고 어색해지는 이상한 영화다. 그럼 이제 매맞는 남편이 들고 일어나는 그런 영화가 나오면 되는건가? ㅡ.ㅡ;; 차라리 매맞는 남편과 이종격투기선수 아내가 더 재밌겠다;;
손현주씨는 여기서도 약간 어벙벙하고 바보 캐릭터로 나온다. 그 체육관에 다니는 도지원을 포함해서 나머지 3명도 그다지 똑똑해뵈지는 않는다. 이들의 행동은 굉장히 유치하고, 아무 의미없이 웃음을 넣기 위한 요소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 선생님 밑에서 제대로 코치될리도 만무하고, 끝까지 도지원의 강한 모습을 음악으로만 처리하고, 뭔가 몸을 만드는 장면이 없어 마지막에 발차기를 보여주고, 남편이 쓰러질 때에도 강력한 통쾌한 한 방이 없었다. 게다가 너무나 폭력적인 남편으로 나왔고, 그 폭력적인 남편을 아내가 무대에서 이겼기에.. 현실성이 결여되었다. 영화가 현실적인 장면만으로 보여주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판타지가 있고, 그것을 해결하는 것에서 느끼는 통쾌함이 아니고, (남자여서 그런 것이 아니라)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영화카피에서 나오는 그 통쾌한 한방이 아쉬운 그런 영화였다. 이놈의 바보 캐릭터는 언제 그만둘지 한국영화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그래도 실제로 엄청 마른 도지원의 멋진 도전 하나만 눈에 띄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