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앞 바다가 사이다라도 컵이 없으면은 못 마십니다”
최초의 랩퍼 고 서영춘님의 철학적 개그와 같이 진짜 그렇게 된다면
컵의 유무와는 아무 상관없이 핥아서라도 먹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결코 안 먹을 거다…….
김 빠져서……
밀봉 안된 밍밍한 설탕물.
김 빠진 맥주는?
이즈음부터는 기호선택의 범위를 벗어나 고문수준.
젠장할…….오줌이다
그렇다면
김 빠진 영화는 어떠한가?
그 원 태생부터 첫 느낌은 맹숭맹숭하지만 깊은 맛을 주는 그런 음식이 있듯이
밋밋하게 다가와도 가슴 깊이 내면에서 물장구 사정없이 치는
감성지수 만만세의 예술영화가 있다지만,
한껏 깃 새우며 폼 잡아야 할 액션영화가
꽃꽂이하며 수 놓는 황당시츄에이션을 연출한다면
맥 빠지다 못해 눈물까지 쏙 빠지지 않겠는가……..
그리 효율적으로 살아오지 못한 인생, 뭐 그리 아껴 살았다고
시간이 갑자기 천금같이 무겁고 귀하게 느껴지는지……
얼굴도 모르는 생면부지의 감독과 염장 지를 제작에 힘 합한 스텝들까지 모두 싸잡고
그리 건전하지 못한 십원짜리 백원짜리 비속어를 양념 삼아 진하게 쌈 싸 드시게 된다.
더군다나 전 편의 매력으로 오매불망 기다리다 맞이하게 된 후속편이
증말 지대로 불지르며 방화쌩쑈를 펼칠 때의 억울함과 상실감이란……..
조명빨 화장빨보다 더 치명적이라던 57% 독하디 독한 특급 알코올빨로
사고 19금 깊숙이 치셔서 종국에 폭탄신부 맞이하셨다던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안타까운 사연과도 같이
가슴속 깊이 절절하게 파고든다.
“레지던트 이블” 멋진 영화였다.
“레지던트 이블2”처음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구관이 명관.
그리고 결국의 “레지던트 이블3 – 인류의 멸망”
레지던트 3년 차면 능숙할 때도 됐건만……
주 종목 바꿔 치과로 옮긴 뒤, 엄한 이 뽑고 있다.
뿌옇게 피어 오르던 “밀라” 캐릭터 정체에 대한 호기심과
스물스물 엄습해오던 느릿느릿 좀비의 공포는 다 어디 가고
사막풍경에 걸 맞는 웨스턴 풍의 의상을 차려 입고
‘동방불패’의 임청하를 밑도 끝도 없이 흉내 내는 밀라 요보비치….
4편과 동시에 만들었다더만 그러면 4편은 ‘백발 마녀전’이란 말인가?
무협소녀 밀라양의 화려한 춤사위와 어이없는 장풍으로
추풍낙엽과도 같이 날아가는 힘 없는 좀비 액스트라 아저씨들.
개인적으로‘28일’만이라도 숙성시켰다가 내보냈으면 하는 바램과 동시에
차라리 밀라 빼고 한계 있는, 그나마 현실감 있는 그 외 조연들만 나왔으면 하는
남의 다리 박박 긁는 타박이 불쑥 튀어 나옴이 나만의 기우일까?
동방불패에게 달려드는 보조 연기자 떼거리들의 사정없는 연약함과 깊은 안정감이
인류의 멸망이라는 커다란 부재를 놓고 대결하는 밀라와 좀비들에게서 느껴지니
이 어찌 심각한 일이 아닐쏘냐?
백만장자에게 청구된 적십자 회비처럼
김 처절하게 빠진 이 긴장감을 도대체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에반게리온”을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 다른 것 없다.
애매모호한 정체성과 커다란 동력케이블을 차고서도 지극히 제한적인 활동 시간.
그것이 정말 매혹적인 긴장과 한없는 호기심을 유발케 한다.
감독은 와호장룡에서 시작된 유행에 무작정 따르지 말고
암말 말고 장르에나 충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퓨전도 계속되니 지겨울 뿐이다…..동네 구석구석 깔린 퓨전포차처럼
정 뭐하면 제목이라도 바꿔라
무협스럽게……..
PS. 이 영화 그래도 김 빠진 맥주 정도는 아니다.
사이다쯤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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