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광고를 보고 무척 보고 싶었었다.
내가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이유중에 하나는 심리적인 요소가 밑에 탄탄하게 깔리지 않으면 공포영화가 재미있기 힘들다고 난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포영화를 보면서 인간 내면의 두려움이 어떤 식으로 다양하게
극한 상황들에서 표출되는 지가 난 궁금해서 공포 스릴러물을
선택하는 것같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면서 좀 실망스러웠다.
개인적으로 난 괴물 에어리언 뭐 이런 종류가 침을 질질 흘리면서
사람도 아닌 것이 괴물도 아닌 것이 나오는 걸 안 좋아한다는 걸
새삼 이 영화가 깨닫게 해준것같다.
동굴이라는 설정, 일년전의 숨겨진 과거들이 공굴속 극한 공포속에서 드러난다,,는 광고문에서 난 이상한 괴물이 나타나는 걸로 기대하지는 않은 것같다.
난 괴물보다 사람속에 숨겨진 악마성들이 더 두렵다고 생각해서
괴물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면 웬지 좀 쉽게 그 공포에 얽힌 실타래를 풀어보려는 것처럼 보여서 갑자기 급 실망하는 것같다.
사람에 따라서는 복잡한 심리적 트릭보다는 괴물이라는 눈에 보이는 형상화된 공포의 집합체를 선호할 수도 있을 것같다.
아마 이 영화가 상당히 흥행했다는 것도 그런 걸 선호하는 사람이 더 많아서 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 영화속 괴물에 대해선 두려움보다는 혐오감이 더 들어서 싫은 것같다.
사람도 아닌 것이 피를 흘리는 것도 맘에 안 들고 (인간 우월사상이 피에 대한 나름 숭배의식이 난 있는 지도)
침을 질질 흘리는 것도 맘에 안 들고 (침은 아기가 흘리는 것 외에는 용납할 수없는 내 강팍함이 있는 지도)
괴물이 일관성없게 누구는 물고(주로 미리 설치거나 나쁜 짓을 그전에 했거나 자기만 살자고 덤비거나 하면 먼저 물더라,,주인공은 꼭 물만해도 안 물고) 누구는 못 보고 지나가는 게 영화속에 분명한 선악 구도와 맞물려서 흘러가는 게 못마땅했다.
그런 류의 영화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그 영화가 설정한 선악구도를 학습한다는 게 난 더 싫은지도 모르겠다.
난 아마 그 동굴이라는 설정이 정신분석이나 신화에서 차지하는 그 무의식세계의 상징이라는 것과 맞물며 무지 기대한 것같다.
(내가 막상 그런 스토리를 쓰지는 못하면서 혼자 나름 그런 설정을 기대하고 본 다는 것이 필연적으로 실망할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맘에 든 것은( 내 기대에 맞았던 것이라는 게 맞는 말일지도)
주인공 사라가 그 공포의 순간순간에 딸이 보이던 것. 5살 생일을
축하해주지 못한 그녀의 마음이 5개의 케익을 꽂고 그 앞에 앉은 떠딸이 보이는 장면.
마지막 장면이 주인공이 살은 건지 죽은 건지 알 수없게 끝 맺은 게
맘에 들었다.
막상 쓰고 보니 맘엔 안 들었던 영화지만 스스로의 자기 이해엔 많은 도움이 된 영화같다.
삶의 고통이나 고난속에서 삶을 더 이해하게 되는 것과 실망한 영화에서 내 모습을 더 많이 알게 된다는 걸 같은 맥락같다고 한다면 넘 과대포장인가?
아참,,주인공 사라가 친한 친구가 아무도 믿지 말고 스스로 길을 찾아서 나가라는 죽어가는 친구말을 듣고 갑자기 1년동안 갇혀있던 불안정한 상태에서 살기 위해서 마치 바닥을 치듯이 일어나 죽음과 공포가 투쟁하는 장면이 좋았고 그때부터 갑자기 드러나던 주인공의 체지방이 쏙 빠진 단단한 근육질 팔이 맘에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