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뛰넘는 마코토의 이야기는 물론 재미있다. 그러나 시간을 뛰어넘는 소녀가 내 마음을 사로 잡는 것에는 좀 더 다른 무엇이 있었다. 좀 처럼 생각나지 않아 오랫동안 머리를 감싸쥐고 생각했다.
"도대체 뭐였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과 닮은 이 느낌은?" 몇 분여간 생각하던 끝에 불현듯 머리에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바로 "일상"이었다.
긴 상영시간 내내 비춰지는 곳은 특별한 곳이 아니다. 평범하기 이를 때 없는 마코토의 집, 학교와 같은 일상이 전부다. "시간을 뛰넘는 힘"이라면 동서 고금의 역사적 현장을 무대로 삼아도 될텐데, 왜 겨우 일상을 맴도는 것으로 그치는 걸까? 그러나 평범한 일상이 특별하고 화려한 것 보다 더 매력적이라는 것을 시간을 뛰어넘는 소녀에서 보여준다.
늦잠을 자서 허둥지둥 학교로 전력질주하는 모습, 예상 못한 쪽지 시험에 머리를 싸쥐는 모습, 동성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설레이는 사랑 이야기를 하는 모습, 쿄스케와 치아키와 함께 야구를 하는 모습, 말 안듣는 동생과 티격대기도 하고, 가족들끼리 모여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
마코토의 쾌활한 고교 생활에서는 아련한 그 시절의 향수가, 티격거리는 가정의 모습에서는 가족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건강하고 쾌활한 일상이 주는 기쁨.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일상을 긍정한다.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으라는 것은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주는 또 다른 교훈이다.
과연!
100분에 가까운 짧지 않은 상영시간이었지만, 시간을 뛰어넘는다는 유쾌한 상상에 TIme Leap 한 것처럼 금방이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섬세하고 사실적인 영상으로 그려낸 건강한 일상은 따뜻했다.
참 좋은 애니메이션. 긍정적이고 유쾌한 생각만 하게 하는 이 애니메이션에 딱 어울리는 수식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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