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아무리 재미없는 영화를 보더라도, 굳이 이런 곳까지 찾아와서 글을 남기는 수고는 하지 않는다. 2시간동안 괴로웠던걸로도 모자라서 뭐하러 이런 시간낭비를 한단 말인가?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이런 영화를 다른사람이 생각없이 보게 할순 없었다. 사명감에 불타올랐다. -_-;
그리고 네이버 영화평점은 10점 알바들이 날뛰고 있었고.. 물론 이 알바들은 돈을 적게 받는지 너무 티나게 10점만 날려주고 있어서, 그래도 아무생각없이 "아 좋은 영화구나~"하고 혹할 여지는 좀 없어 보이긴 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속에 떠올랐던 것은 귀여니가 냈다는 시집이라는 이름이 붙은 책. 나도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에 다이어리를 무슨 사전 두께만큼 만들어서 별별 글귀들을 적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그때 그 글귀들을 떠올리게 만들었던 귀여니의 시집(?), 그리고 백만장자의 첫사랑.
시나리오가 딱 중학생 수준이다.
영화는 어디서 본듯한 장면들이 2시간동안 짜집기 되어있다. "늑대의 유혹"의 감독답게 오프닝 현빈의 싸움씬은 "늑대의 유혹"을 보는 듯도 하고, 할아버지의 유언때문에 산골 학교로 처량하게 버스를 타고 가는 모습은 "집으로"나 "선생 김봉두"를 보는 듯 하다. 그 산골학교가 하필이면 강원도인데다가 학생들이 모두 어색하게 강원도 사투리를 쓰는것도 "선생 김봉두"나 "웰컴투 동막골"에서의 강원도 사투리의 힘을 빌고 싶었던 모양이다. 19살밖에 안먹은 애들이 "국화꽃 향기"의 장진영, 박해일의 모습을 흉내내는 건 정말 너무 어설펐다.
영화의 시놉시스 자체도 너무 SBS스럽다. 재벌2세, 순수한 소녀와의 만남, 원래 같이 어울리던 싸가지 없는 여자는 "그녀"에게 상처를 줘버리고, "그녀"는 시한부 인생, 사랑으로 개과천선하는 망나니 재벌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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