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하늘이 깊어지는 계절이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가 더 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자막을 보면서 조금 더 영화에 몰입하게 되었다.
전쟁, 우정,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
어쩌면 수 많은 영화에 등장하는 흔한 소재의 영화일 수도 있지만 조금 더 내게 특별히 느껴진 것은
이 영화 속의 그 어떤 곳에도 결코 과장됨이 없었다는 점이다.
화려한 비행기술의 묘기도 없었고
치열한 전쟁 장면으로 인한 극도의 긴장도 지양되었고
눈물을 얻기 위한 우정이나 사랑의 남용도 없었다.
바로 그런 점이 내게 더 와닿은 것 같다.
마치 오래 전 잊고 지냈던 나의 꿈이 내 속에서 꿈틀대듯 그렇게 나를 영화 속으로 끌어당긴 것이다.
하늘을 난다는 것...
누군가에 의해 행해지는 안락한 비행이 아닌
온 몸으로 엔진의 진동을 느끼며 바람 속에 온전히 나를 맡긴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처음 내 소유의 차를 받고 난 후
떨리는 가슴으로 창문을 내리고 달리던 그 벅찬 감동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겠지?
마치 오래되어 조금은 빛바랜, 그러나 예전의 장엄했던 흔적이 남아 있는 고대 문명의 흔적을 본 듯한 느낌의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