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포스터를 보는 순간 사람들은 기대와 함께 그에 동반하는 선입견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는 가수출신 엔터테이너 탁재훈이 출연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에서 탁재훈의 개인기를 기대한다면 오산이라고 미리 말하고 싶다.
내 생애 최악의 남자는 로맨스와 코미디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포부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엔 스토리의 뼈대가 너무 약했다.
산발적으로 이어지는 스토리 라인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데 있어서 감정 이입에 걸림돌을 조장한다. 그러나 이 걸림돌을 커버하는 것이 바로 배우들의 연기였다.
앞에서 말했듯이 이 영화에선 탁재훈의 개인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철저하게 영화에 녹아들며 스토리에 맞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염정아와 탁재훈이라는 투 톱 주인공의 배치를 봤을 때,
많은 이들은 탁재훈표 애드립과 염정아의 진지한 연기를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이 영화는 그런 선입견을 철저하게 깨준다.
드라마의 감정선 중심에 있는 탁재훈의 진지한 연기는 정말 볼 만 했다.
기대와 함께 선입견을 동반하는, 아직은 배우라는 수식어가 쑥스러운 탁재훈이지만 그가 배우로서 지니는 강점 중의 하나를 이 영화를 통해 발견할 수 있게된다.
나이에 비해 동안인 그는 자신보다 몇 살이 더 어린 역을 하면서, 실제의 그의 나이가 가질 수 있는 감정선은 그대로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연기 경력에 비해 그가 뿜어내는 감정선은 꽤나 깊어 보였다. 그와 쌍을 이룬 염정아의 연기 역시 일품이었다. 그녀는 제대로 망가지고, 제대로 삐딱선을 타면서 그녀의 역을 120% 소화해 냈다.
흔하디 흔한 소재, 하지만 그 안에는 웃음과 드라마가 함께 공존한다.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가볍게 볼 영화를 찾는다면 이 영화는 주변인에게 추천할 만하다.
그러나 흠을 잡으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얼마든지 흠을 잡을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진부한 스토리, 매끄럽지 못한 흐름, 그러나 배우들만은 환하게 빛났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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