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들의 평생 잊지 못 할 열흘간의 기억 1980년 5월, 광주. 그 날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믿기 싫었습니다. 광주에 사는 택시기사 민우(김상경 분). 어릴 적 부모님을 여의고 끔찍이 아끼는 동생 진우(이준기 분)와 단둘이 사는 그는 오직 진우 하나만을 바라보며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다. 진우와 같은 성당에 다니는 간호사 신애(이요원 분)를 맘에 두고 사춘기 소년 같은 구애를 펼치는 그는 작은 일상조차 소중하다. 이렇게 소소한 삶을 즐기는 이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다. 무고한 시민들이 총,칼로 무장한 시위대 진압군에게 폭행을 당하고 심지어 죽임을 당하기까지 한다. 눈 앞에서 억울하게 친구, 애인, 가족을 잃은 그들은 퇴역 장교 출신 흥수(안성기 분)을 중심으로 시민군을 결성해 결말을 알 수 없는 열흘 간의 사투를 시작 하는데…
“우리는 보았다. 사람이 개 끌리듯 끌려가 죽어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러나 신문에는 단 한 줄도 쓰지 못했다. 이에 우리는 부끄러워 붓을 놓는다. 전남매일신문 기자들의 공동 사직서’ (1980.5.20)
“시뻘건 피를 흘리며 쓰러진 사람을 군화로 차고 짓이겼다는 것이다. 남학생 여학생 가릴 것 없이 옷을 벗기고 치고 차고 총검으로 찔러댔다는 것이다. 아 이것이 대한의 국군인가? 누가 이들을 미치게 했나? 국민을 살상하라고 명령한 원흉은 누구인가?” - ‘푸른 눈의 목격자’(일요 스페셜 다큐멘터리) 중 김성용 신부의 증언 일부
나는 지금도 왜 우리가족이 총을 맞아야 했는가를 모르겠어요. 시위를 한 것도 아닌데, 왜 우리에게 총질을 해 가정을 파고 시켰는지 그 까닭이나 알았으면 좋겠어요 - 5.18 최연소 부상자 김래향씨의 증언
“민중은 결코 잊지 않으며 광주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민중의 불만은 총으로 억압되어지지 않으며 20년 전으로 후퇴시키려는 전두환 일당의 음모는 실패할 것이다.” ‘뉴스위크’ (1980.6.13)
광주 투쟁은 약탈과 난동이 아니며 시민들은 민주실현이라는 대의로 움직였다. ‘ AFP’ (1980.06.03)
1980년 5월 18일, 그 봄, 일어난 믿지 못할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그러나 그날 그곳에서 영문도 이유도 모른 채 목숨을 잃어간 ‘사람’들을 기억해주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를 위해 총칼을 들어야만 했던 그들은 우리와 똑같은 평범한 시민이었고 다만 그들이 살던 곳이 광주였을 뿐입니다.
영화 <화려한 휴가>는 ‘사건’이 아닌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며 그들의 치열했던 열흘간을 기억해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