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는 왜 갔을까?
소설가 윤희(조안)는 현실에서 소설의 소재를 구한다. 절친한 친구 서연(차예련)이 외국으로 나간 사이, 서연을 둘러싸고 떠도는 나쁜 소문을 소설로 써 인기를 얻은 윤희는 후속작을 찾지 못해 안달을 하다, 베트남에 있는 서연이 보내온 '므이의 전설'에 솔깃해서 베트남으로 향한다. 서연이 알려준 므이의 전설은 '누군가에게 복수를 꿈꾸는 자는 므이 초상에게 저주를 빌면 대신 복수를 해준다. 대신에 거기엔 끔찍한 대가가 뒤따른다'는 얘기다. 베트남으로 간 윤희는 서연의 집에 머물며 므이의 전설을 취재해 나가는데, 윤희는 이미 자신을 소재로 소설을 쓴 사실을 알고 있는 서연의 야릇한 미소가 이상하게 맘에 걸린다. 과연 서연은 무엇을 기대하고 윤희를 베트남으로 부른 것일까?
영화 <므이>는 제작 단계부터 베트남에서의 촬영이라는 이유 등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왜 베트남일까? 어쨌거나 이 영화가 그리는 공포는 과거의 초상화가 현재에 힘을 발휘하는 데 있다. 따라서 영화는 초상화에 왜 저주가 깃들게 되었는지 보여주면서 현재 시점에서의 복수의 기원을 얘기해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복수라는 테마 자체는 공포 영화에서 그다지 새롭고 신선한 소재는 아니다. 이 영화가 화제를 모았던 건 그게 왜 '베트남'이어야 하는가에 있었다.
결론적으로 당연하게 풀어줘야 할 의문인 '왜 베트남인가'에 대한 해답을 영화는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복수의 기원은 한국에서 시작되었고, 그 한풀이도 한국에서 끝을 맺는다. 그렇다면 베트남은? 그저 이국적 풍경을 보여주며 도구를 제공하는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물론 영화제작이라는 차원에서만 보면, 베트남에서의 촬영이 제작비 절감이라는 장점이 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이 부실한 영화의 면피로 작용되어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