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영문 제목을 보자니.. 우뚝 선 소녀들.. 이런 문구가 연상됐다... '메리에겐뭔가특별한것이있다'가 성인 남자들의 성적욕구에 초점을 맞췄고..' 아메리칸파이'나 '로드트립'이 고교생 남학생들의 첫경험과 성적욕구에 대해 다뤘다면.. 이 영화는 고교생 여학생들의.. 성경험의 완성이랄 수 있는 오르가즘에 도달하기 위한 그 과정을 그렸다.. 이렇게 섹스를 소재로 한 영화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데.. 아예 끈끈하고 화끈하게 에로로 가던가... 아니면 살짝살짝 검열의 선을 넘지 않을 정도의 코메디로 가던가 두 종류이다.. 그래서도 이러한 하이틴들을 다룬 성적농도가 짙은 영화들은 코메디로 가기 마련인가 보다.. 해서 코메디쪽으로 연상하다보니 저런 우스꽝스러운 문구가 떠올랐나보다...
배구부에 소속되어 있는 세 소녀... 잉켄, 비키, 리나.. 잉켄의 생일날 비키 엄마의 선물인 비디오테이프를 보게되면서.. 그녀들은 오르가즘을 경험해보고자 하는 강한 욕망을 품은 채로 그를 달성하기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시작한다.. 일단 그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남자들을 물색해야 하는데.. 잉켄의 시원찮은 남자친구나... 비키가 고르는 하룻밤 상대나.. 여리고 약한 리나가 맘에 들어하는 남자나.. 어째 그들에게 만족스러움을 주지는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잉켄은 자전거를 통해 간접적으로 오르가즘을 느끼는데 도달하나... 그것은 진정한 것이 아니기에.. 다시 남자사냥에 돌입한다.. 인터넷을 통해 채팅에 원조교제에.. 파티란 파티는 죄다 참석하고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보지만.. 실패만 거듭할 뿐이다.. 가장 원초적인 욕구가 해소가 안돼니 일상생활도 꼬여만 가는데.. 배구 경기에서도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코트 밖에서도 의기소침해지고.. 과연 그녀들은 갈망하던 것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의외로 그것은 가까운 곳에서 너무도 쉽게 찾아오게 된다..
이 영화를 보고있자니.. 딱 떠오르는 소설이 하나 있었다.. '치르치르와 미치르'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진 그 동화말이다.. 파랑새를 찾기 위해 너무도 힘겹고 어렵고 긴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남매에게 파랑새는 바로 가까이에 있었다는 그 이야기.. 이 철없는 세 소녀의 이야기도 그와 다를 바가 없다.. 솔직히 소녀에서 어른으로 가는 길목에 선 하이틴들에게 섹스를 통한 만족이라는 것도 주요한 관심사이기는 하지만.. 이보다 고민해야 할 것이 얼마나 많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가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닌데.. 삶의 중심이자.. 지상최대의 이뤄야 할 과제가 마치 이것인 양.. 허황된 것을 쫓아 헤매는 모습이란 솔직히 달갑지 않았다.. (물론 그것은 앞에 열거한 다른 코메디들도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게다가 그것을 표현해낸 기교나 에피소드도 다소 민망한 것도 많았고 말이다.. 그렇기에 감독은 십대 소녀들의 진솔한 속내를 드러내보이고 싶었다는 이 영화의 결말을 그렇게 애타게 원하던 것을 바로 옆에서 너무도 쉽게 찾게 한 것으로 마무리 지었을 것이다.. 물론 벌려 놓은 이야기를 조속하게 마무리지으려는 이유였을 지도 모르지만.. 이런 것은 바로 가까이에 안보이게 다가와 있으니 구지 조바심내며 힘들게 찾으려 애쓸 필요는 없다고 말하는 듯 했다..
여지껏 청소년들의 성을 다룬 영화가 남성위주의 것들이기는 했다.. 그렇기에 미모에만 신경쓰고 조숙하고 얌전함만을 강요받는 여학생들의 진솔한 속내를 들여다보고.. 그네들도 감수성 여리고 수줍은 감정 이면에는 이러한 원초적인 면도 숨어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는 이 영화는 참으로 새롭고 독특했다.. 하지만 너무 솔직했기에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다.. 물론 우리나라와 저 먼나라 독일은 사고방식 자체가 틀리기도 하고 아직 우리는 유교적인 사고에 젖어 살기에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적응 안돼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결국 가까이에 있었던 파랑새를 찾아내어 일상의 행복을 맛보고 살아가게 된 그녀들을 보며 다소간 안심이 되었다.. 자신의 인생의 중심에 우뚝 선 그녀들이 당당해 보였다고나 할까... 모든 것을 너무 멀리서 힙겹게 찾지말고 가까이 내 옆에서부터 찾아보라는 메세지를 얻은 듯 했다.. ^^;;
그럼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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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e65
내 옆에서부터 찾아보라는 메세지를 얻은 듯 했다.. ^^;;
2010-08-2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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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 온 탑(2001, Madchen, Madchen)
제작사 : Olga Film, Key Entertainment / 배급사 : (주)코리아스크린
수입사 : (주)코리아스크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