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이름아래 가리워진 참흑한 인간의 본성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등줄기에 흐른 식은땀 때문에 등꼴이 오싹했다. 다리에 힘이 풀려 일어날 수 없었고, 굳이 일어나고 싶지도 않았다. '뷰티풀'이라는 제목자체가 섬뜩할 정도로 영화는 처절한 인간의 본성을 상당히 치밀하게 짚어냈다.
'뷰티풀 선데이'는 '사랑'의 보편적이고 순수한 의미에서 벗어나, 반사회적인 이미지에 주목한다. 인간들은 '사랑'이라는 명분 아래서 얼마나 많은 더러운 모습들을 드러내는가. 한쪽에선, 이미 많은 영화에서 폭넓게 쓰여진, 퇴물이 되버린 경찰이라는 신분의 주인공, 다른 한쪽에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이라는 신분의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처음부터 음울한 영상미와 스산한 분위기의 음향이 어울려 영화는 상당히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된다.
영화는 제목을 통해서도 보여주었듯이, 타락해가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밝은 분위기로 표현해 차라리 그것을 비웃음거리로 만들어버리는, 그런 아이러니한 기법을 사용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두운 느낌으로 표현된다. 그래서 더욱 솔직하고 애절한, 남의 일 갖지않은 느낌으로 와닿아, 주인공이 울때 나도 따라 울었고, 어느 순간 영화는 철저히 내 이야기가 되는 것 같았다.
가슴 아프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한동안 이 말이 계속 떠오를 것 같다. '손은 인간의 마음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굳이 순수성을 들먹이지 않더라도)마음이 인간인지, 손이 인간인지 ... 그것은 각자가 판단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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