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그는 분명히 한국 CG의 선구자이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영화 감독으로써의 재능은 없다.
적어도 디워에서는 그가 "CG 담당자"로 보이지, "영화감독"으로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극장에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이지 사진을 보러 가는게 아니다.
CG만 치자면 한국 영화중에 최고라고 할 만 했던 "중천"이 왜 망했는 지 잊었는가?
중천은 영화의 기본인 스토리와 연기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디워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평론가가 지적했듯이 스토리는 뻔하며, 멜로라인은 어색하기 짝이 없으며, 어설픈 연기에다가, 의미없는 대사들 ......
단순히 그래픽만 좋다고 해서 디워가 좋은 평가를 받아야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럼 많은 분들이 또 이렇게 반문 할 것이다.
"그럼 6년 동안 심형래감독이 CG에 매달렸는데, 이 영화는 CG로 평가 받아야 한다."
"이 영화는 팝콘 영화이다. 심각한 스토리 같은 게 왜 필요 있는가? 헐리웃 블럭버스터에도 심각한 스토리가 존재하는가?"
라고 .......
물론 이 말도 맞다. 하지만, 심형래 감독은 그걸 자기 변호를 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6년 동안 매달렸다던 CG.
물론 최고다. 한국 영화 중에 이 만한 영상과 액션신은 본 적이 없다.
그러나, 6년 동안 CG 하나에 매달린 것 치고는 실망스럽지 않은가?
CG에서는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였기 때문에, 그걸 개척한다고 6년의 시간이 걸렸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히. 분명히, 6년 동안 만든 CG 치고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리고 심각한 스토리? 물론, 나도 블럭버스터에서 그런 걸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심형래 감독이 밝혔다.
이 영화는 스토리가 결코 부실하지 않다고. 수많은 시나리오 작가들이 매달려서 만든 시나리오라고.... 분명히 말했었다.
도대체 그 수많은 시나리오 작가들이 누군지 정말로 궁금하다.
이건 아니지 않는가???
영화는 종합예술이다.
CG는 영화를 더 재밌게 만드는 한가지 수단에 불과하다. 트랜스포머가 CG때문에 엄청난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솔직히 디워 보다는 연기나 편집 면에서 더 훌륭했다.
그리고, 심감독은 왜, 도대체 왜 헐리웃 스텝들과 이 영화의 후반 작업을 한 것일까?
음악, 음향, 색보정, 편집, 촬영, 의상, 미술.
모든 스텝이 다 미국인이다.
배우도 미국인이다.
우리나라 기술이라며? CG만 우리나라거면 뭐하는가. 스토리만 한국적이면 뭐하는가. 정작 감독과 CG를 한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외국인인대. 위에서 말했듯이 영화는 종합예술이다. CG보다 우선시 되어야 하는게, 편집과 촬영 같은 기술적 요소이다.
스타워즈4편이 단순히 CG가 뛰어나서 열광한 것인 줄 아는가? 스타워즈4편은 교묘한 편집의 힘이 관객을 좌지우지했다. 그러나, 디워는 그런 게 있는가?
그리고, 디워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네티즌들.
"우리나라 영화 중에 이렇게 CG를 잘한 영화가 있는가?"
"우리나라에서 열악한 SF 장르를 개척한 심형래 감독의 노고를 생각해서라도 봐야한다."
"심형래 감독이 그렇게 열정을 불태우면서 만들었는데 봐야하지 않겠냐?"
라고들 한다.
언제부터 관객들이 애국심에 불태우면서 영화를 보았는가?
태극기 휘날리며가 개봉했을 때
"우리나라에서 열악한 전쟁 장르를 영화화한 영화인데, 그 노고를 생각해서라도 봐야한다"
"강제규 감독이 몇 년에 걸쳐서 준비한 영화인데, 봐야하지 않겠냐?"
라고 해서 이 영화를 본 관객이 몇이나 될까?
"디워"볼 때는 애국심을 불태우면서,
그렇게 애국심 논란에 휩싸인 "한반도"와 "태풍"은 왜 최악의 평가를 받은 것인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객관적으로 보자.
이 영화는 잘 만든 영화가 아니다. 실패작이다.
솔직히, 나도 평론가 평점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평론가들은 "적어도" 우리보다는 더 많은 영화를 봤고, 영화를 더 많이 안다.
왕남과 청연등. 잘 만든 영화도, 씨네21에서 평론가 평점 6점을 받는 이유는
"상대적인" 평가이다.
과연 어느 평론가가 "시민케인"과 "왕의 남자"에게 같은 점수를 줄 수 있겠는가?
디워의 씨네21 평론가 평점 4점은 개인적으로 타당한 점수라고 생각된다.
평론가들의 "상대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디워는 4점을 받기에 충분하다.
심형래 감독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CG. 이런거는 나중에 생각하고,
영화를 영화 자체로 평가해보아라.
이 영화가 잘 만든 영화인가.
헐리우드에서 이 영화를 만들어 우리나라에 개봉했으면
과연 8.3의 평점이 나올까 의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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