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대부분의 그것들은-는 실제가 아닌 허구입니다. 따라서 시나리오를 만든 이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고는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쉽게 추측하는 것들도 말이죠 우리가 이 영화에서 벽에 붙은 사진이 실제로 붙어있느냐, 아니면 고든의 환상에서만 보이는 것이냐를 알려고 하는 것과 비슷한 모든 것들에 해당됩니다. 이런 것들은 단지 하나의 장치라고 보여집니다.
미장센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습니다. (영화에 관심을 가지는 대부분의 이들이 잘 알고 있겠지만,) 어떤영화의 분위기를 잘 살려내기위해서 또는 극대화 하기 위해서 화면안에 배치해두는 소품들의 설정이라고 말할수 있는 이 미장센은 시나리오 안에도 있습니다.
시나리오 흐름안의 어떤 작은 사건이나 상황설정이, 복선이 될지, 반전을 만들기 위해 관객을 유도하여 속이기 위한 장치가 될지를 미리 많은 구상을 통해 작가들은 적절하게 배치해 두지만, 영화가 완성되고 난 뒤에는 작가의 손을 떠나 그것을 본 관객의 것으로 남겨집니다. 예를들어 작가는 고양이를 표현하려 했는데, 대부분의 관객이 그것을 호랑이로 보게 된다면, 그것은 호랑이가 맞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 영화와 같이 스릴러나 미스터리를 다루는 이야기를 쓰는 대부분의 작가들은 그것을 노리고 충분한 장치를 마련해 둡니다.
만약 내가 쓴 시나리오로 만든 영화를 보고 난,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나에게 ------"여기에서 이것은 무슨의미야? 고양이야? 아니면 호랑이야? ------내가 보기엔 호랑이처럼 보여지는데?" 라고 묻는다면, ------"내가 쓴 건,고양이야, 니가 본 호랑이는 틀려!." 라고 말하기보다 ------"그래? 그렇게 보았다면, 니가 본게 맞아!" 라고 말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시나리오에서 분명하게 전달되는 '절박한 상황의 주인공이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어떤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연쇄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는 내용외에는 모든 것이 관객의 생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내가 해석한 것이 맞고, 다른 사람이 해석한 것이 틀리다는 생각은 잘 못 된거라는 것이지요. 그것은 한때 유행어가 되기도 했던 컬트영화에 빠진 사람들이 극단적인 우월감에 사로잡혀 '이 영화는 내 것! '이라고 우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말씀이 조금 길어졌네요.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저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다중인격의 시각으로 보시는 분들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귀신들림(빙의현상)을 다루려 했던게 아닌가 합니다.
오래전 메리라는 환자안에서 기생하던 사이먼이라는 영체가 메리가 죽고 난 뒤에도 그 병원안을 떠돌다가, 극도의 스트레스로 약해진 고든의 몸에 다시 기생하게되고 사이먼의 캐릭터가 고든을 지배하여 연쇄살인을 저지르지만, 고든은 사이먼이 저지른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벽에 붙은 사진을 바라보는 고든의 얼굴에서 추측)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포스터에도 보여지는 그 휠체어에는 아마 보이지 않는 사이먼의 영체가 앉아 있지 않았을까 생각되는 군요, 오랜 시간을 혼자 앉아 있다가 기다리던 고든을 보고는 그를 부른게 아닐까요? (첫 장면에서 뒤집히는 화면을 보고 추측)
[엔젤하트]에서도 보여지는 이 설정은 그렇게 새로워 보이지는 않지만, 비교적 자극적이지 않은 화면들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힘이 돋보인 [세션나인]에 대한 저의 평점은 7.5 / 10 입니다. 2002년 9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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