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동막골은 내가 재미있게 봤었던 몇 되지 않는 영화 중에 하나이다. 재작년 영화관에서 친구와 보고, 작년에 문화관에서 보고, 제헌절인 오늘 지상파에서 봤다. 세 번이나 봐서 지겨운 감이 있었지만 가슴이 따뜻해지는 건 똑같았다. 웅장하면서도 신나는 음악은 자꾸 귓가에 맴돌고 영화를 다 보고나면 동막골 사람들이 떠오른다. 카리스마 있는 리수화도 무뚝뚝하지만 의리있는 표현철도. 가끔 공상할 때 웰컴투 동막골을 생각할 때도 가끔 있다. 워낙 재미있게 본 영화이기 때문에. 6.25전쟁은 초등학교 때 배워서 오랜전부터 알고 있었다. 남한과 북한 .. 같은 민족끼리 싸웠다는 자체가 어린 마음에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었는데.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같은 민족끼리 총을 쏘면서 피튀기는 전쟁을 하는 것을 보고 참담하면서도 억울하게 죽는 사람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부터 6.25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웰컴투 동막골이 나의 안타까움을 덜어주었다. 실제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가득한 동막골. 이보다 편안하고 안정되고 착한 사람들 사는 곳이 있을까? 아마 지구 샅샅이 뒤져도 없을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순박하고 순진하고 세상물정을 모르지만 자기들끼리 화합하며 남에게 폐끼치지 않고 올바르게 살아간다. 총을 모르는 정도면 마을이 얼마나 평화롭다는 것인가. 영화를 보면서 마을 사람들의 순진한 말에 웃음이 나왔다. 어른인데도 불구하고 귀엽다는 생각도 들고. 마을에서 맞딱뜨려서 총을 들고 경계를 풀지않는 인민군과 국군을 당황시킬만큼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웃겼다. 처음에는 마음을 열지 않고, 가시 있는 말로 서로의 자존심을 건드리며 으르릉거리던 국군과 인민군. 그들은 멧돼지 사냥으로 인해 서로에게 쌓인 앙심을 풀고 친구,형제처럼 지내게 된다. 그 순간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순진한 마을 동막골에도 사랑은 있었다. 소년 인민군이 여일에게 반해 눈만 마주쳐도 얼굴 빨개지고 피하는 모습을 보고 역시 어리긴 어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의 티는 안내지만 리수화와 동구 어머니와의 연정도 설레였다. 마을 사람들과 군인들이 가족처럼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는 걸 보면서 나도 그 곳에 가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곳에 가면 걱정고민 없이 편하게 지낼 수 있을 텐데.. 물론 컴퓨터, 텔레비젼도 없는 곳이지만 .. 이 영화를 보면서 무엇보다도 잊을 수 없는 것은 인민군과 국군과 돈독한 관계, 그리고 동막골을 지키고자 자신의 목숨까지 아끼지 않은 희생정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