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이삼십대라면 모두 성룡의 영화를 보고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추석이면 언제나 찾아온 외국인 같지 않은 배우가 성룡이다
어렴풋이 단발머리의 그가 휘청이던 취권도 기억나지만
내가 가장 좋았던 것은 아마도 폴리스스토리 시리즈가 아니었던가 싶다
언제나 성룡 영화를 보면 우리 아버지의 멘트는 정해져있다
"사람을 웃기는 건 저렇게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웃겨야해. 봐, 얼마나 웃겨. 일상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거잖아."
뭐, 내가 벽을 타거나 담에서 뛰어내릴 확률이 얼만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릴적에는 (사실은 최근까지도) 꽤나 긍정하며 고개를 끄덕였었다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오던 그의 영화가 어느날부터 조금 시들해졌다
나는 내가 자랐기 때문에 액션영화를 좋아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라 여겼더랬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그가 헐리우드로 넘어가 아기자기하던 자신의 맛을 잃어버리고
자본과 손을 잡으며 헐리우드도 성룡표도 아닌 어중간한 모습을 취하면서 였던것 같기도 하다
이 영화는 극장 상영당시 다시 되돌아온 성룡영화라는 카피를 내세웠다
예고편 역시 그의 예전 영화들의 냄새를 한껏 풍기며
최근 액션 영화를 즐기지 않던 내 엉덩이를 들썩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결론적으로 극장에서 보지는 못했지만 참으로 기다렸던 영화를 얼마전 봤다
그런데.......... 시들.............
초반 액션도 코믹도 없이 그들이 도박과 여자에 빠졌다는 것만 강조한다
빚쟁이에 쫓기는 것도 그닥 위험스러워보이지 않고
돈을 위해서 엉겁결에 유괴를 하고......
근데 왜 갑자기 애한테 정을 느끼는 거지?
애기가 이쁘긴 했고 웃는 모습은 가히 살인미소였지만
그렇다고 애를 키워본 적 없는 남자들이
대뜸 제 목숨을 아쉽지 않아할 정도로 사랑하게 될 수 있을까
예고편에 나왔던 부분을 빼면 영화는 밋밋하고 지루하다
후반부 냉동실 장면은 참으로 작위적이어서 헛웃음이 튀어나오고
눈물을 쥐어짜려는 듯 전기요법(?)은 차~~~암 유치하다
영화를 다 본 뒤 서글퍼졌다
좋아하던 영웅의 몰락한 모습을 보는 듯 서글프고 참담했다
이제 정말 그의 시대는 끝이 난 걸까.
힘을 내요. 성룡!!!
난 한번더 당신의 영화에 웃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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