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끝나고 주차장에 세워둔 내 차로 가서 나도 모르게 말을 걸어 보았다. (바보!!!)
어떤 것이 실사이고, CG인지 구분하기가 힘들었다. 내용은 20년 전의 만화와 다름없었지만 CG만큼은 사상 최강이었다. 아무리 CG라고 하지만 그저 만화로만 가능했던 것이 실제로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내용 때문이 아니라 변신 로봇을 보는 것만으로도 135분이라는 시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었다.
몇 달 전 간단한 예고편을 영화관에서 봤다. 한마디로 무시무시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자음의 기분 나쁜 소리와 모래 속에서 인간을 덮치는 장면 그리고 갑자기 F-22로 변신해서 하늘을 가르는 비행만 봤지만 정말 영화를 보고 싶다는 충동을 제대로 느낄게 끔 해 주었었다.
TV와 영화관련 채널 그리고 잡지에서도 관련 기사가 많았다. 1억 5천만 불의 제작비. 제작은 스티븐 스필버그. 그리고 감독은 마이클 베이. 그 이름만 들어도 영화가 가지는 가치가 어느 정도 될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내가 아는 사실은 마이클 베이는 옛날 스티븐 스필버그가 레이더스를 찍을 때 특수효과팀에서 일을 했다고 한다. 그때 그의 능력을 알아 본 스필버그는 아일랜드 제작 시에도 감독으로 마이클 베이를 적극 추천했다고 한다.
헐리우드 톱 스타급의 비중 있는 배우가 많았던 캐리비안의 해적이 2억불이었지만 이 영화에선 낯이 익은 배우는 없었다. 오로지 로봇의 전투 장면을 보여주는 곳에만 제작비를 모두 쓴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는 그저 약간의 코믹과 로봇에 의존적인 조연처럼 보였다.
개봉 첫날 심야의 IMAX관을 예약했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사람들의 머리 속 상상이 현실로 보여지듯 다가왔다. 영화에서 내용이 중요하지 않은 건 처음이었다. 그저 스크린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변신 로봇에게만 정신이 팔렸었다.
내용이 다소 그 옛날 로봇 만화영화의 수준이어서 서운했지만 그 만화로만 존재할 것 같았던 내용이 현실이 되어 다가서니 모든 건 그저 스크린의 실사 변신장면과 전투신 속에 묻혀 버렸다.
CG공부하시는 분들 꼭 보세요. 그리고 연령에 구분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이니 현실에 동떨어진다는 그런 비평 마시고, 보는 동안만이라도 동심이나 혹은 상상의 세계에 빠져 보시실 바랍니다.
그런데, 내 차는 정말 변신하지도 말도 못하는 걸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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