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기대하신 분들 많고 벌써 보고오신 분들도 꽤 있으실 거예요. 저도 그 중 하나고요^^ 저도 트랜스포머 감상평 좀 끄적여볼게요... 좀 장문이에요;;
개인적으로 올여름 최고 기대작이었습니다. 그리고 개봉하자마자 극장에 달려가서 보았고요...그 기대를 충족시켜줬냐고요? 음...전 언젠가부터 영화를 볼때마다, 그 작품이 선사하는 가치에 둔감해지는 기현상을 겪곤 합니다. 블록버스터의 경우엔, 화려하고 짜릿한 스펙터클이 그 궁극적인 가치에 해당되겠죠. 그래서 남들이 "재미있다! 최고다!"해도 전 "그냥 뭐.."하는 경우가 꽤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 경우엔 좀 달랐습니다. 네, 분명 재미있습니다!
서론이 길어서 죄송하고 이제 본론을 말씀드릴게요. 이 영화가 지닌 스펙터클의 규모와 질은...예, 훌륭합니다. 몇몇 기자 분들은 "화면이 너무 어지러워 현기증까지 일으킬 정도다", "하도 무작정 정신없이 쏟아붇는 물량공세에 질려, 어느새 졸기까지 한다" 등의 혹평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분들의 평가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공감은 결코 안합니다. 네, 굉장히 스피디하고 어지러운 화면들로 수놓습니다. 그분들 평가대로, 어떨 땐 누가 누구랑 어떻게 싸우는지 다소 헷갈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점이 대다수 관객들의 현기증을 유발하고 관람의 재미를 반감시킬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요즘 블록버스터들은 어떤데요? 개인적으로, 스파이더맨3도 눈 똑바로 뜨고 봐야할 만큼 빠르고 정신없는 액션씬이 꽤 있다고 보는데요. 뭐 요즘 블록버스터가 선사하는 영상들에 익숙하시다면, 크게 문제될 것 없고 오히려 더욱 짜릿하게 즐기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리고 마이클베이의 액션연출은 분명 어느 경지에 이르렀다고 봅니다. 단지 무지막지하게 스케일만으로 밀어붙였다면, 크게 재미있진 않겠죠. 액션시퀀스에서만큼은, 대담하면서도 섬세한 그의 터치가 빛을 발합니다. 그렇기때문에 이 작품이 졸립지 않고 시종일관 흥미진진한 것이라 봅니다. 이 작품을 통해 다시한번, 그가 탁월한 스타일리스트이자 액션연출의 대가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를 싫어하든 좋아하든, 마이클베이가 블록버스터 연출에 있어선 분명 여간내기가 아니란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 작품이 지닌 또 하나의 장점은 종종 드러나는 유머입니다. 사실 어찌보면 단점이 될 수도 있어요. 실없고 과장되서 그리 안 먹히는 것도 있긴해요;; 근데 저는 대다수의 유머를 접하고 꽤나 웃었습니다. 버니 맥이나 안소니 앤더슨 같은 흑인 캐릭터에서부터 주인공 샤이아 라보프의 부모님들까지 나서서 관객들을 골고루 웃게 해주시더라고요(주인공 어머니의 'happy time' 얘기 같은..)ㅎㅎ 또한 유머는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더라고요. 오토봇이든 디셉티콘이든 은근히 관객을 웃기는 임무에 충실했고 꽤 성공한 듯 보입니다. 프렌지의 기괴하고 섬뜩한(동시에 귀엽기도 한^^)음성과 액션이 등장하는 시퀀스는 유머와 긴장감을 동시에 가져다주는 꽤나 훌륭한 장면이었고요.특히 킬빌 ost인 <battle without honor or humanity>가 깔리면서 범블비가 새 단장(!)하는 모습은..정말 귀엽고 멋진 장면이었어요^^
흔히들 "이런 영화는 스토리가 쒸레기다. 볼거리만 충분하면 장땡"이라던데...네, 이 영화의 드라마적 구성은 완벽함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앞선 기자분들의 리뷰들에서 지적되었듯이, 옵티머스가 내뱉는 대사들은 참 전형적이고 고루해보입니다. 마이클베이 영화답게 비장한 슬로우모션이 깔리면서 "희생없인 승리없다" 식의 다소 느끼할 수도 있는 대사도 나오면서 이 영화의 주제를 장중한 분위기로 설파하죠...그런데, 그게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을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이 영화의 드라마가 고리타분하고 오바스러울 순 있어도, 매우 형편없고 공감하기 어려운 성질의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저한테 꽤 먹히던걸요^^ 그저 철없는 10대에 불과했던 샤이아 라보프와 메간폭스가 엄청난 위기, 역경 속에서 괴로워하면서도 끝끝내 용기를 발휘해 치열한 전장으로 투신하는 일련의 시퀀스들은, 말씀드린대로 고루하긴 하지만 상당히 괜찮더라고요. 옵티머스의 인류를 바라보는 관점("인류는 그저 원시적이고 폭력적인 종족입니다" "우린 애초부터 달랐던가?")도 인류를 위한 전쟁의 명분을 설명하는데 있어서,어느 정도의 설득력을 얻게 해주었다고 봅니다.
평이 길었죠? 다 읽기 귀찮아 스크롤 내리는 소리가 벌써부터 들리는 듯 합니다;; 그렇담 그분들을 위해 결론만 말씀드릴게요...전 이 영화가 블록버스터의 소임을 충실히 이행했다고 봅니다. 놀랍고 현란하고 짜릿했습니다. 말씀드린대로 전 이젠 영화가 주는 웬만한 자극엔 그리 흥분하지 못하는데, 이 영화가 그러한 제 증상을 (다는 아닐지라도) 꽤나 치유해줬다고 봅니다. 올여름 빅3보단 이 영화가 오히려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어야 할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 평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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