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대적 정서를 담고 있는 신세대 하이틴 소녀.....
1958년에 제작됐던 <The Reluctant Debutante>를 리메이크한 <왓 어 걸 원츠>는 미국 신세대를 대표하는 아만다 바인즈와 뛰어난 연기력의 콜린 퍼스를 내세운 하이틴 로맨스 코미디 영화다. 웨딩 싱어인 엄마와 함께 예식장 아르바이트를 하며 나름대로 큰 어려움 없이 살고 있는 데프니가 절실히 원하는 것은 결혼 피로연에 빠지지 않는 '아버지와 딸의 댄스 타임'을 같이 할 아버지의 존재. 영국의 유명한 귀족이자 차기 총리에 도전하는 유망한 정치가인 그녀의 아버지 헨리는 집안의 반대로 아내와 헤어져 딸이 존재한다는 사실 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
데프니는 아버지를 그리워하다 사진 한 장만 들고 홀홀단신, 영국으로 건너가 무작정 아버지 앞에 자신의 존재를 공개한다. 그녀는 아버지만 만나면 핑크 빛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녀가 행복을 위해 넘어야 할 장벽은 하나 둘이 아니다. 아버지의 성공을 위해 귀족사회에 적응하려 노력하던 데프니는 결국 자신의 모습대로 사는 것이 행복한 길임을 알고 요조숙녀 흉내내기를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온다.
아만다 바인즈의 매력에 거의 절대적으로 기대고 있는 이 영화의 데프니는 전형적인 신세대 하이틴 소녀로 그려지고 있다. 영국 귀족의 대저택에 들어가 살면서도 전혀 기죽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지낸다. 귀족들의 근엄한 파티장에서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느끼한 영국 젊은이를 물에 빠트리는 등 매번 사고를 터트려 정치인인 아버지를 난처롭게 만들기도 한다.
겉모습은 전형적인 신세대 소녀의 모습이지만, 오히려 데프니가 바라고 염워하는 건 구시대적 정서에 머물러 있다. 오랫동안 엄마가 고생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키웠음에도 불구하고 데프니에게는 오로지 아버지의 존재만이 중요한게 부각된다. 같이 살고 있는 어머니에게 이혼의 원인을 돌리며 타박하는 데에는 정말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까지 든다. 영국 귀족인 아버지는 일종의 이상적 존재로 그려지고 있는데, 만나고 나서도 아버지에 대한 불만은 전혀 제기하지 않고 오로지 아버지 맘에 들고 싶어 하는 모습은 천방지축 미국 신세대 소녀라고 보기 어려웠다. 그저 사람들 앞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행동하고 싶은대로 행동한다고 해서 정서까지 젊은 건 아니구나 싶다.
어쨌거나 영화는 많은 볼거리들을 나열하고 있다. 그 중에서 당연하게도 아만다 바인즈의 톡톡 튀는 매력이 제일이고, 영국의 대저택과 귀족들의 생활, 파티와 수많은 의상도 화려하다. 거기에 콜린 퍼스의 어설픈 춤솜씨를 구경하는 재미도 한몫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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