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란, 사실.. 관객들에게 커다란 화면에 웅장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종합 엔터테인먼트의 한 매개체이다. 그러한 영화라는 한 장르에 내재되어 있는 것 중, 광범위한 즐거움과 교훈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어야 영화의 기본은 잡혀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혹자는 요즘 영화들이 재미만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할 수 있지만, 일반 관객들이 보기에 거금(?) 7,000이라는 돈을 들여 집 안방에서 비디오 보듯, 자유롭게 무엇을 하고자 한다면.. 사실 여간 부담스러운게 아니다.
그렇기에 영화적 완성도 (흔히 재미보단, 무엇인가 깊은 인상을 남긴다)가 있다고 하는 영화들은 관객들에게 외면 받기 일쑤였고, 극장에서 조차 천덕꾸러기로 남을 수 밖에 없었다. 필자도 굳이 밝히자면, 졸린 영화보단 안 졸린 영화를 더 찾아 다니고 있고, 뜻밖의 월척 같은 영화를 만나기도 한다. 재미가 있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아쉬움이 있고, 무엇인가 진지하다 싶으면.. 졸리움이 있는 것이 다반사이다. 아마도 이 세상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것은 그리 쉽지 만은 않은가 부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에너미 라인스]는 전형적인 헐리웃 중상급 액션물이다. 돈을 큼지막하게 쏟아부었다거나, 이름있는 배우들이 대거 출동하여 보기만 해두 즐거운 영화는 아니다. 다만, 그 나름대로 영화적 재미를 부여하며, 관객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잠재된 힘이 있는 영화였다. 지금도 한창 내전중인 동유럽의 화약고 같은 지역에서 벌어지는 실제 같은 초대형 서바이벌 게임 플롯을 가지고,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젊고 패기만만한 파일럿인 크리스 버넷(오웬 윌슨)중위. 크리스마스 전 날,한가로운 마음으로 보스니아 내전 지역을 정찰 비행 중이던 그에게 갑자기 미사일 세례가 퍼부어진다. 순식간에 적진의 한가운데(Behind Enemy Lines) 갇혀버린 버넷은 사방에 깔린 부비트랩과 장갑차로 무장한 군인들,저격수의 추격으로부터 반드시 살아 남아야 한다. 그리고 단순한 정찰기에 미사일을 발포하면서까지 감추어야 했던 것이 무엇인지 그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야만 한다. 항공모함의 제독이자 버넷의 상관인 리가트(진 해크만)는 최첨단 위성 시스템을 통해 버넷의 위기를 파악해내고 해병 최정예 부대를 투입, 그를 구출하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이 영화는 극장문을 나서는 순간 생각나게 만드는 것은 흔한 액션 영화들처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드는 액션 시퀀스뿐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극장 입장료 7,000원과 보이지 않는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기엔 좀 벅찬지는 관객들 스스로 평가할 분야지만, 단순함을 지향하는 필자에겐 딱 맞는 영화이었지 않나 싶다 ㅡ.ㅡ;;;
초를 다투는 순간 순간의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공중 전투씬, 전쟁 영화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적과 아군의 쫓고 쫓기는 추격씬, 늘상 액션 영화에서 보아오는 듯한 장면인 폭발장면은 새로운 테크놀러지까지 동원하면서 공기의 흐름, 숨소리까지 멈추게 만드는 영화 속 백미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의 단점이라고 해야 하나.. 한참 극중 시퀀스에 열중하여 긴장하고 있는데, 장면이 바뀌면 스스로 풀어져 버리고 마는 영화 전체의 긴장감은 일관되게 진행되지 않는다.
철저히 보여주기 위한 쇼로 점철되어 있는 영화지만, 그 나름대로의 의미 심장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정치적 상황이 매우 난처한 영화적 공간 배경도 그러하지만, 한 명의 부하라도 희생시키지 않고, 이를 지켜 살려내야 한다는 굳은 지휘관 정신이 맞물려 국가와 국가 사이의 긴장감, 소속 내부 지휘관들의 긴장감은 무사히 주인공이 귀환했을때야 풀어진다. 또한, 옳고 그름이 불분명한 전시 상황에서 지휘권자의 희생은 정치적 또는 자신의 또 다른 희생을 불러 오지만, 관객들은 그 지휘권자의 행동에 박수를 보낼 것이며.. 본인이 그러한 사항에 처한다고 해도 마땅히 그러한 결론에 도달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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