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나가사와 마사미의 매력을 위해...
나란히 이웃해 살고 있는 두 집의 중간에 방을 따로 하나 만들 만큼, 미나미, 타츠야, 카즈야는 어릴 때부터 마치 세쌍둥이처럼 자란다. 초등학생 때부터 타츠야와 카즈야는 서로 미나미와 결혼하겠다며 다투는데, 미나미를 갑자원에 데려가는 사람이 미나미를 가진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어쨌거나 어릴 때부터 서로 야구를 하며 지낸 세 명은 나이가 들어가며 조금씩 모호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데, 두 쌍둥이는 모두 미나미를 좋아하고 미나미는 모범생에 야구 에이스인 동생 카즈야보다는 조금 반항적인 타츠야에 마음이 간다.
드디어 갑자원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지역 예선 대회 결승에 진출한 메이세이 야구부의 주전 투수인 카즈야는 출전을 위해 야구장에 가던 도중 한 어린아이를 구하려다 자신이 그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동생의 죽음에 포기했던 야구를 다시 시작한 타츠야. 몇 번의 우여곡절을 거치며 그는 미나미를 갑자원에 데려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원작 만화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 처음엔 이누도 잇신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에 보고 싶어 졌고, 주인공이 나가사와 마사미라는 걸 알고는 꼭 봐야 할 영화로 각인되어 졌으며, 결국엔 보게 되었다. 이누도 잇신 감독이긴 하지만, <터치>는 감독의 다른 작품과는 조금 궤를 달리 한다. 느낌도 다르고, 분위기도 다르고 무엇보다 일단 가볍다. 특별히 주목할만한 노인도 나오지 않고...
이누도 잇신 감독이 영화를 맡게된 건 오로지 나가사와 마사미가 주인공이기 때문이었다는 인터뷰대로 이 영화는 다른 무엇보다 나가사와 마사미의 매력을 살리는 데 집중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나가사와 마사미의 CF는 보는 듯한 느낌. 이누도 잇신 감독이 CF 감독 출신이란 점이 확실해지는 지점이다. 이누도 잇신 감독의 말, " <터치>는 나가사와 마사미를 매력적으로 보여주는 데 전부를 쏟아부은 영화다. 나가사와의 컷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다른 컷들을 사용했다. 그런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야말로 스타영화가 갖는 행복함을, 내 손으로 만들어보는 느낌? 30대가 되고, 40대가, 아니 70, 80대가 되어도 나가사와 마사미는 동세대 사람들에게 같은 시대를 살았다는 느낌을 끌어낼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전 일본축구 국가대표인 나가사와 가즈아키를 아버지로 둔 혈통 때문인지, 나가사와 마사미의 가장 큰 매력은 아무래도 건강미인 것 같다. 야구를 주제로 한 <터치>, 다이빙 선수로 나온다는 <러프>도 그렇지만, 심지어는 불치병에 걸렸다고 해도(<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그녀의 환한 웃음과 건강한 육체는 주위를 밝게 해주는 마력을 부린다. 사실 스스로의 힘이 아닌 남자의 힘으로 갑자원에 갈 수밖에 없는 처지는 전통적인 여인상, 혹은 신데렐라 스토리에 대한 미덕으로 읽힐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그런데 그 위험한 역을 나가사아 마시미가 맡는 순간, 함정은 사라지고 만다. 어쩌면 그래서 더 위험할 지도 모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