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개인적으로 올 한해 한국 영화 개봉작 중 가장 큰 기대를 품었을만큼이나 기대가 컸던 영화 황진이...
슈렉 3라는 영화와 같은 날 개봉하기에 그 영화보다도 좋은 성적을 내기를 바라며 응원했던 영화 황진이...
그리고 그 영화를 이제야 보았다...
너무 기대했던 것이 탈일까...
아님 6점 대의 평점과 기대 이하라는 평들을 이미 보았기에 어느 정도 준비된 관람이라 덜했나...
기대가 큰만큼 사실 아쉽지만 누군가가 말하는 완전 실망 영화는 아님이 분명하다...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하나...
2시간 30분 가량의 런닝타임도 짧았을까...
그 시간이 결코 짧지 않았는데 그러나 그 안에 들어 있는 내용은 너무나 단순하다...
황진이의 어린 시절과 기생 되기 전의 황진이 이야기가 거의 1시간을 차지하니 웬만한 영화 2/3지점만큼 갔는데 이게 다인가 싶다...
그러나 그 이야기가 황진이의 일생의 중요한 이야기이기에, 그리고 그녀의 실존 그 자체이기에 황진이를 좀더 알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후 어느 순간 이 영화에 의문을 품게 만든 것은...
이 영화가 분명 '황진이'인데...
언제부턴가 황진이가 주변인물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극중 유지태가 연기한 '놈이'의 이야기가 극을 주도한다고나 할까...
인간 황진이의 순수한 사랑을 다룬 영화라고 볼 때 '놈이'라는 인물이 분명 중요한 인물이고 또한 그야말로 '남우주연'이니 그의 비중이 큰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을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누가 뭐래도 '황진이'인데...
황진이의 여러 모습을 보고 싶은 관객들에게 황진이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놈이 이야기로 극을 주도한다...
이것이 이 영화의 가장 아쉬운 점이었다...
그렇게 되다보니 극중 황진이인 송혜교의 연기력은 빛을 발하지 못했다... 다른 표현으로 말하자면 송혜교의 비중이 너무 낮다... 다른 말로 하면 송혜교가 특별히 연기할 것이 없다... 다만 연기라면 한 남자만 사랑한 한 여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뿐...
물론 그 '한 남자를 사랑하는 한 여인의 모습'이 이 영화의 모티브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것을 위해 놈이의 비중이 오히려 황진이보다 커 보인다면 뭔가 많이 아쉬울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그리고 금강산에서의 촬영 장면들에 대한 기대도 컸는데...
엔딩 장면이 멋진 것은 분명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쉬웠다...
영화 황진이...
송혜교의 황진이 연기에 대해 기대햇건만...
드라마 황진이와 얼마나 다른지, 하지원의 연기와 송혜교의 연기를 비교해 볼 겨를도 없이...
영화 속에 황진이가 없고 송혜교 표 황진이가 없다...
좀더 엄밀히 말하면 없지는 않다...
분명 황진이가 있고 송혜교가 있다...
이 영화 속에는 한 남자만을 진정 사랑한 황진이가 있다...
그리고 그 여인을 연기하는 송혜교가 있다...
다만...
2시간 30분이라는 시간 속에 좀더 담겨 있기를 바라던 황진이의 다른 모습들이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크고...
진정 '황진이'를 담아내기에 집중하기보다는 '놈이'라는 인물에 오히려 지나치게 집중한 듯한 각본 자체에 대한 한 아쉬움이 큰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영화 황진이...
황진이가 없다?
황진이가 있다...
다만 우리가 생각하던, 그리고 기대하던 황진이와는 뭔가 다른 황진이가 있다...
아쉬움이 남지만 그 새로운 황진이를 본 것으로 이 영화의 의미를 삼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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