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긴 방학도 끝나 가고 있어 아이들이 보고 싶어 하던 '여우비'를 가족이 함께 보러 갔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외출하기에는 무척 추운 날씨입니다. 금방 아이들의 볼이 벌게지는 것이 즐거운 나들이를 수고스럽게 하더군요.
집을 나서는 마음은 서울에서는 여우비가 1월 31일 까지만 상영한다고 해 추위에도 시간을 내어 무리를 하였는데,... 상영 기간이 너무 짧은 것이 아쉽습니다. 아무래도 상영기간이 이렇게 짧은 것을 보면, 흥행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래도 뉴스를 보니 1주간 관객동원이 18만명인데 그래도 애니 영화치고는 좋은 성적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한국영화를 아끼는 사람으로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영화 '여우비', 그런데, 영화 역시 아쉬움이 남습니다. 한국 만화영화가 남기는 아쉬움,...아마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들인 외국 영화들과 비교하는데서 오는 아쉬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참 소재는 그럴 듯하고 좋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기도 하고, 구미호라는 소재는 어릴적 전설의고향부터 항상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 것이 사실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도록 구미호를 재탄생시킨 것은 평가할만 합니다. 어린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사춘기의 발랄하고 순진한 구미호 시도는 좋았는데, 감동의 전달이 너무 평이한 것 같네요.
특히, 결말은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애들이 해피엔딩이 아니어서 서운했던 모양입니다. 아이들이 많이 보는 영화이니, 내용이 해피하고 감동적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햇빛이 있는 날 잠깐 오다가 그치는 비를 여우비라고 한다는데, 언제 왔다 갔는지 모르게 유쾌함과 감동이 잠깐이고 우수처럼 다가옵니다. 등장 캘릭터의 캐릭이 돋보이지 않고, 관람객의 감정을 리드하는 리듬도 부족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영화를 부탁하는 의미에서 아쉬운 점을 얘기 했습니다. 2탄, 3탄을 기대할 수 있는 그런 매니 영화가 나오길 바랍니다.
아이들과 나서는 발걸음은 추위로 힘들었지만, 역시 함께 하는 시간은 즐겁습니다. 여우비!, 만족을 모두 채워주지는 못했지만, 아이들도 재미있다고 하고,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것을 보니 느리지만 한국 애니 영화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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