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이 모든 것을 말해주던 시대.양반은 그 어떤 짓을 해도 심지어 살인을 해도 덮어지던 시대.한순간에 양반에서 비천한 신분으로 추락한 한 여인.그녀는 이 비참한 몰락에 좌절하지 않습니다.오히려 도도하고 오만하게 세상의 시선에 정면으로 맞섭니다.
자신을 비웃던 사람들을 자신의 발밑에 무릎꿇게 만들며 위선의 탈을 쓴 인간들을 조롱하고 비웃습니다.양반가의 규수로 있을때보다 더 당당하고 두려울 것이 없어진 그녀.황진이.정말 그녀에게는 그 누구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두려운 것이 있다면 단 하지 사랑.차갑게 얼어붙은 심장에 따뜻한 고동과 피를 흐르게 해주는 사랑.세상을 비웃으며 비록 이 세상 모든 것을 주무럭거리던 그녀의 가슴을 쥐어뜯게 하고 더 이상 흐를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지난 세월을 되돌리고 싶고 후회해도 이미 덧없이 흘러간 세월이 남긴 잔재는 너무나도 깊고 깊은 슬픈 상처를 남겼습니다.그 자존심이 뭔가 그 분노가 뭔가 하잘 것 없는 것을 그렇게 집착했을까?아무것도 아닌 하잘거 없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을.
그녀는 떠나가는 사랑의 뒷모습을 보며 예전의 순수했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갑니다.그를 다시 만나기를.그가 바람처럼 오기를 비처럼 내려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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