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이> 시리즈의 태국의 '팡' 형제인 옥사이드 팡과 대니 팡이
감독을 맡아 선보여주는 영화로, 여름의 첫 공포 신호탄이 되어줄
영화로 기대했지만 긴장감의 선을 보여주지 못하는 나약한 호러의
단편극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고 생각된다. 제작에 참여한 '샘
레이미' 의 네임 브랜드의 가치로 관심을 모은거라 생각될 정도로
평범한 공포의 식상한 포인트는 긴장감의 선을 이어주지 못하는
영화의 분위기에 있다. 시카고에서 사고를 일으킨 딸 제스(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영향으로 말을 잃어버린 3살 된 동생 벤과 아버지
로이(딜란 맥더못), 어머니 데니스(페네로프 앤 밀러) 이렇게
온가족이 노스 다코다 주의 해바라기 농장으로 이주를 하게
된다. 이주하는 가족의 분위기를 보아 나는 한층 더 심리적인
가족간의 갈등과 격화되는 분위기속에 좀 더 디테일하고
섬세한 감정의 선을 느낄수 있는 공포를 체험하리라 예상했지만
그것은 나의 기대와 상당히 어긋나고 말았다. 흑백으로 채워진
한 가족을 습격하는 미지의 무언가(?)가 영화의 흐름을 주도할
거라고 생각을 들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스토리를 유연한 흐름으로
이끌어 갈거라 느꼈던 것이다. 하지만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언제나 현실이다. 고전 공포의 답습과정을 거치듯 <주온>
느낌의 가족 유령들의 등장과 해리성 정체장애, 그리고 까마귀를
이용한 공포분위기 조성을 보면서 영화는 승부수를 띄울 반전조차
없는 맥빠진 결말을 내놓고 말았다. 영화의 긴장감의 흐름을 조성
하는 캐릭터는 제스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건으로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초점을 맞춘다. 신뢰없는 갈등으로 빚어지는 가족의
모습과 말을 잃어버린 벤이 보고 듣는 것을 통해 유령의 존재에
접근하게 되는 장면들, 갑작스럽게 총으로 까마귀를 쫓아 내며
등장하는 사람좋아 보이는 인상의 뻔한 반전의 이면을 가지고
있는 등장인물의 모습은 어지럽게 얽히고 섥히지도 않으면서
상당히 어색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무엇보다 가장 의문스러운
인물이자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X파일의 담배피는 남자의
역활로 인상이 굳은 윌리엄 B. 데이비스라는 배우의 역활이다.
은행 매니저로 등장해 자니(존 코벳)에게 똑같은 조건을 제시하던
회상신만 안겨주고, 부부의 갈등에 약간 양념만 첨가해준 그의
존재감은 담배연기처럼 흐릿하다. 영화의 흐름과 거의 무관하다고
해도 관계없는 캐릭터로 오히려 불필요한 느낌에 몰입에
방해요소가 된다. 특수효과로 무장된 귀신들의 움직임과 등장씬,
그리고 무엇보다 주온을 닮은 여러 손 튀어 나와 잡아당기기 씬은
나를 미소짓게 만들고 말았다. 신선한 요소가 없고 다양하게
고전적인 요소를 짬뽕시켜 메뉴로 내놓은 요리는 식상할 정도로
불어터진 라면보다 맛이 없었다. 맛깔스런 요리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 다양한 양념과 신선한 시도쯤은 해볼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만 남긴채 '아미티빌 호러' 같은 폐쇄된 공간에서도
긴장감의 선을 느낄수 없는 전개는 지치게 만든다. 네임 브랜드만으로
기대치를 충족시키기는 턱없이 부족하면서 긴장감의 선을 이끌지
못하고 엉성한 짜집기 스토리로 마무리하는 영화의 내용은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로 재미도 공포도, 스릴도 없다. 공허한 담배연기처럼
의미없이 몸에 해를 끼치는 바이러스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밖에는
말이다. 새롭게 제작되는 공포영화들에게는 아마 절대로 따라해서는
안되는 제작 리스트상의 교본으로 삼게 될지 모를 공포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