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목과 스승과 아버지는 하나다... 영동파의 중간보스 계두식의 삶의 모토다.. 단순과격무식을 일삼던 그에게도 조직생활 최대 위기가 닥쳤는데.. 최고보스에의 충성심 하나만은 알아주지만 다른 라이벌 보스들과의 충돌은 피할 수 없게됐다.. 원인인 즉 그의 짧은 학력에서 오는 수준차이.. 밑의 부하들에게도 무시당하자 두식 결심한다.. 졸업장을 따기 위해 학교에 가기로.. 그러나.. 우두머리로서의 조직에서의 생활처럼 학교생활은 결코 쉽지만은 않다.. 새까맣게 어린 양아치가 덤비지를 않나.. 선생님은 돈많은 학생들과 학부형에게 휘둘리고.. 올바르게 교육자의 입장에 서는 선생님들은 가차없이 짤리고.. 돈없고 힘없고 빽없는 학생들은 억울하게 징계나 먹게되고.. 심지어 학교는 폭력조직을 등에 업고 있다.. 졸업장을 위해 묵묵히 참고 죽은듯이 학교에 다니려던 두식.. 분연히 일어선다..
올해는 유난히 조폭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고 그로 인해 많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친구를 선두로 파이란, 신라의달밤, 조폭마누라, 킬러들의수다, 달마야놀자에 이어 이 두사부일체까지.. 꼭 조폭이 소재라고 다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이고 코믹에 치우친 것은 아니지만.. 대개는 조폭이 등장하고 장르는 코믹한 것이 흥행에는 성공을 했다.. 그렇기에 이 영화가 조폭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면서 개봉했을 때.. 우리 영화의 풍토가 조폭 일색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컸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너무 조폭을 미화한 이야기가 많아서 청소년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리라는 우려였다.. 하지만 요즘 청소년들은 영화와 현실을 명확히 구분할 정도의 지각은 가지고 있으며.. 영화 속 이야기에 혹해서 그 영화 속 삶을 동경은 할지라도 그대로 모방하는 등의 우매성을 지니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이는 우리 청소년들의 수준을 너무 얕잡아 본 기우라고 생각했다..
헐리우드도 솔직히 하나의 장르가 성공하면 그와 유사한 소재와 분위기를 표방한 영화들을 줄지어 만들어내기는 한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하지만 이는 어짜피 한때의 바람이고.. 유행일 뿐.. 그것으로 그 장르가 고정되거나 한정되지는 않는다.. 계속 그 흐름은 변하고 변하고 또 돌고 돌게 마련이니까 그렇게까지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대두시켜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봤다.. 그렇기에 지나친 걱정을 한 것이라 생각했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자.. 이러한 내 생각도 역시 억측이었다.. 왜냐면 이 영화는 조폭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조폭들의 생활이 전면에 떠오른 소위 폭력영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보다는 학교의 비리를 폭로하고 감춰져있던 옛사건을 들춰낸 학교문제를 다룬 사회적인 영화라고 보는 쪽이 더 가까웠다.. 처음에는 재미를 쫓는데에만 치중했고 단순한 말장난이나 신체부위를 이용한 웃음유발이 많았는데.. 후반부로 갈 수록 버젓이 자행되는 내신조작이나 공금횡령 등의 학교비리들을 폭로하면서 영화는 좀더 진지해져갔다.. 여기에 가난한 학생이 값비싼 사립학교를 다니면서 겪어야 하는 설움 등을 다루어.. 빈익빈부익부 사회의 폐단까지 드러내주었다.. 적잖은 감동도 느껴지고 말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에 조폭 운운하며 왈가왈부한 것은 솔직히 뚜껑을 열기 전에 미리 지레 넘겨짚은 것이 되버렸다..
그래서 생각했다.. 아무리 같은 소재를 다뤘다고해도.. 올해 개봉한 수많은 조폭영화들은 다 나름대로의 특성과 주제를 담았기에.. 각양각색의 영화로서 사랑을 받은 것이라고 말이다.. 요즘은 관객의 수준도 많이 높아지고 영화를 보는 시선도 날카롭기 때문에.. 재미와 감동 어느것 하나 허술하다면 냉정하게 외면당하고 만다.. 그렇기에 같은 소재들이 계속 이어진다고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같은 소재라도 나름대로의 방향이 틀리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다르고.. 감독이 말하고자하는 바가 다르기에.. 그 결과물들은 독특하게 재탄생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다 그나름대로 사랑을 받는 것이고.. 이 두사부일체도 여지껏 매진행진을 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해서 여지껏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영화를 보기전에 섣부른 판단이나 선입견은 절대 금물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한 뱃속에서 나왔어도 홀로이 다들 일어서서 당당하게 제몫을 다해내는 한국영화의 미래가 밝다 느끼며 참 흐믓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