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 노부히로 감독하면 연상되는 영화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를
제일 먼저 머리속에서 떠올리게 된다. 다소 판타지적이고 동화적인
색채가 베어있고, 부부의 연을 맺은 남편과의 사랑과 그리고 아이와의
모정을 가득채운 멜로와 판타지, 드라마가 적절히 버무려진 특색적인
영화로 좋은 평가를 받았고, 나 역시 좋은 여운을 남겨 인상깊게
기억하고 있다. 이번 영화는 요타로(츠마부키 사토시)와 카오루(나가사와 마사미)
두 이복남매의 다소 신파적인 가족으로서의 만남부터 사랑, 이별까지
를 다루고 있는 드라마와 코미디적 색채가 혼재된 영화이다. 츠마부키
사토시라는 배우가 가지는 브랜드와 감독의 전작의 여운, 그리고
스토리에 대한 묘한 관심이 혼재되어 있었던 이 영화는 일본영화의
멜로와 드라마적인 요소에 대한 혼란을 야기시키는 면들을 드러낸다.
이복남매로서의 만남과 슬플때 울음을 참는 법, 아버지의 가출과
어머니의 임종의 과거를 지나 성인으로 성장한 요타로, 섬을 떠나
밤낮으로 열심히 일하면서 섬에 있는 할머니와 카오루에게 돈을
붙여주던 요타로의 집으로 카오루가 섬을 나와 묶게 되면서 영화는
본격적인 에피소드를 전개해 나간다. 과거의 영상과 현재, 사이좋은
남매처럼 보이지만 무언가 약간 어긋난 핀트를 보인다. 그 미세함은
찾아내기 힘들정도로 집중해야만 언뜻 언뜻 흐릿하게 비추어지는 정도로
요타로가 카오루에게 가지는 마음과 카오루가 요타로에게 가지고 있는
마음을 쉽게 짐작하기 힘들게 만든다. 요타로는 가게를 낸다는 꿈을 가지고
돈을 벌고, 애인과 베스트 프렌드까지 만들어 둔채 한 발 한 발 걸어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오루의 고등학교 입학과 함께 서로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듯 결말부분 쯤 다다라서야 서로의 마음을 확실히
알수 있게 된다. 요타로는 어머니의 임종 유언을 기억하며 카오루에게
감정의 선을 절제하고 있었고, 그녀가 친남매가 아니라는 것을 모른다고
생각한다. 카오루는 첫만남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고, 이미 남자로서
요타로를 좋아하고 있다. 가출한 아버지와의 재회의 장소에서 요타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독립하기로 결심한 것은 요타로에 대한 배려와
준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것은 카오루가 20살 되는
날 요타로에게 초청의 편지를 보냈고, 어른으로서 성년으로서 마주하는
요타로에게 마음을 고백하려 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이 영화에서 가장 문제되는 씬으로 인해 요타로와 이별을 하게 되는
부분과 택배로 받은 기모노와 편지를 받고 서럽게 우는 카오루를 통해
그런 부분이 상당히 강렬하게 느껴진다. 나츠카와 리미의 동명곡인
'눈물이 주룩주룩' 을 모티브로 한 영화라고 하지만 한국 정서적
측면으로 느끼기에는 다소 억지스러운 결말로 이끌어내는 영화의
결말부분이 거부감을 톡톡히 끌어 올린 것 같다. 본인도 그런 점을
강하게 느끼기도 하지만 한가지 확실하게 알수 있었던 것은 그런
결말을 통해 서로의 본심을 확실하게 들여다 보게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좀 더 극적인 느낌을 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연출이라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일상의 느낌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너무 감정적으로 몰고가지 않는 느낌은 친근하게 다가왔다.
한국 영화에서는 볼수 없는 편온한 느낌의 일상적인 흐름, 그것은
일본영화와 한국 영화의 가장 큰 멜로와 드라마의 장르가 가지는
차이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말과 초기설정을 제외하고는 영화의
흐름은 괜찮았다는 생각이 든다. 극적인 감정이입이 존재하지
않는 일상의 흐름속에서 보여주는 감정 드라마, 괜찮은 여운을
남겨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