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감독으로도 활동하는 장진 감독의 연극을 충무로에서 영화화 했다. 감독은 ‘묻지마 패밀리’에서 평안한 감동을 안겨준 ‘내 나이키’의 감독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의심을 했다. 소설이나 연극을 영화화한다는 것은 수많은 결점을 안은 채 대중 앞에서 발가벗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이미 독자나 관객에게 검증된 작품은 날카로운 비판도 겸했기 때문에 그 위에 색다른 매력을 쌓는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연극의 제한된 공간적 제약을 넘어서 영화적 무한한 상상력을 깃들인다는 것도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영화는 의외로 관객을 포근하게 감싼다. 고통스러운 역사적 사실인 6.25의 소재는 연극과 책 그리고 영화에서 수없이 되풀이된 주제다. 그래서 영화는 시작부터 식상함을 벗어 버릴 수 없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관객은 결말의 뻔한 결과를 예상할 수 있을 만큼 영화는 독특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 대신 영화는 한 장면 한 장면에 겹겹이 달콤한 매력을 덧칠하려고 노력하는데 그 노력은 관객을 충분히 행복하게 만든다.
격하지는 않지만 잔잔한 물결이 발을 시리게 한다. 영화에서 커다란 폭풍처럼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매력은 없다. 폭탄이 터지고 시체가 날아가는 장면도 있지만 블록버스터의 매력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대신 <웰컴 투 동막골>의 중요한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 그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관객을 촉촉하게 감싸는 슬프고 애잔한 카타르시스다. 즉 영화의 줄거리나 외적 포장보다는 관객의 심상을 슬며시 자극하는 감상적 매력이 관객을 휘어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