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급 정도 되어보이는 광고회사에서 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사에키는 상사에게는 칭찬받고
부하직원들에게는 존경을 받는 유망한 그리고 너무나 열심히 생활하는 49세의 가장입니다
어느날 회사에서 직장 후배들과 같이 먹던 자리가 생각나지 않았을때 운전하던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
으로 갔을때 또 어떤 물건을 여러번 사 왔을때 그의 병은 그때 부터 아마 시작되었나 봅니다.
너무나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고 아내가 아플때도 딸이 원하던 학교에서 떨어졌을때도 일에만 매달렸던
밖에만 있었던 사에키 아내와 딸은 그런 그가 섭섭하기도 했겠지만 알고보면 다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한
가장의 모습이 아니였나 싶네요.
딸과 똑같은 나이의 직장후배는 열심히 일에 몰두하기 위해서 결혼을 늦게 한다 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무남 독녀 외동딸은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해서 만삭의 몸으로 결혼을 앞두고 있고
사위와의 만남에서 조차 그런 딸이 속상했는지 술만 연거푸 들이마시고
아직 해내가야 할 일은 착착 남았는데 언제나 비슷한 생활에서도 만남과 수많은 사건들이 왔다갔다
변경되고 있는데 49살의 사에키는 병원에 가서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진단 받습니다.
멈출수 없고 늦출수만 있다는 병. 하루하루 기억이 없어져 간다는 무서운 병...
아직 49살 한참 더 벌어야 하는데 그는 2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회사만을 바라보고 살아왔지만
회사는 아픈 사람을 봐주지 않았죠.
그래도 딸이 결혼할때 까지만 일하는 아버지이고 싶었던 그는 퇴직금이나 대우를 적게 받으면서까지
일을 놓치 않으려 하며 중년 가장의 슬픈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열심히 키워줬던 직장후배에게 배신당하고 수십번 열심히 하고 큰 성공을 거두어도 몇번의 실수로
사람을 내치는 회사라는 조직... 비록 아픈 몸으로 나가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기에 신임을 얻었기에
그를 기억해주려는 동료들을 뒤로 한채 사에키는 아내와 자신만의 가정으로 돌아오며
알츠하이머라는 병과 싸웁니다.
영화에서 가장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남자 주인공 역을 맡은 와타나베 켄입니다.
라스트 사무라이와 배트맨 비긴즈를 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찌만 강인하고 남성 다움 속에서도 부드럽고
따뜻한 부분을 표현할수 있는 배우죠. 미국이라는 큰 시장에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로도 오르기도
했고 또 탐 크루즈 같은 헐리우드 대스타와 나란히 서는 영화에서도 절대 기죽지 않고 자기포스를 뽐내는
배우죠.
남자답고 강한 모습을 표현했던 이때까지 영화와는 다르게 조기치매라 여겨지는 알츠 하이머 병에 걸려
방황하고 때론 사람들에게 상처 받기도 하고 아파하면서도 자신에 대한 소중한 기억을 다 잃어버리지 않으려는
노력을 가진 사에키 라는 역할을 아주 잘 소화합니다.
그리고 그의 부인으로 나온 여자 배우도 내일의 기억의 대단한 주역이죠.
남편이 그런 병에 걸려서 같이 슬퍼하고 같이 쓰러져 가는 것이 아니라 남편을 지키기 위해
내조와 가정밖에 몰랐던 주부가 세상 밖으로 나와서 조금씩 인정받기 까지 병마와 싸우는 남편에게
절대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강인한 모습을 잘 소화했다고 봅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현재에서 과거 또 현재를 넘다드는 편집도 괜찮고
흔히 생각되는 뻔한 신파가 아니라서 좋고
음악이나 자연환경도 참 멋있습니다.
한가지 단점이라 한다면 상영시간이 좀 길고 영화가 잔잔하여 재미로 영화를 많이 판단하시는 분께는
지루할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가정의 달에 중년이 된 아버지를 생각하고 결혼을 앞두고 있는 분들 영화의 남자주인공 처럼
일중독에 빠진 남성분들에게도 권해 드립니다.
몇년전에 손예진과 정우성이 나왔던 내 머리속의 지우개라는 영화와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좋을것 같고요.
아주 탄탄하거나 대단히 재미나고 잘만든 영화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기나긴 글로 이 영화의 리뷰를 남기고 또 칭찬하는 건 두 남녀배우의 명연기
그리고 가족을 생각하게 하는 따뜻한 마음, 영화속에 나오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주는 편안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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