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스미스의 감정연기가 통했다
[나쁜녀석들] [맨인블랙] 시리즈와 같은 코믹버디무비로 유명세를 타고, 그 밖의 필모그라피를 봐도 코미디나 액션이 주를 이루던 윌 스미스다. [알리]로 사뭇 다른 역할을 했었지만 제작비에 비해 부진한 흥행으로 '윌 스미스 = 코믹액션'이라는 편견이 따라붙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그에게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이야기의 주인공 제의가 들어왔다. 게다가 아역캐스팅이 진행되는 가운데 실제 아들 제이든 스미스가 캐스팅 되기에 이른다. 이같은 계기로 [행복을 찾아서]의 환상적인 부자콤비가 탄생하게 되었다. 영화 속에서도 부성애를 강조한 감정선은 오히려 실제 부자(父子)관계였기에 더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 같다. 특히 크리스 가드너에게 있어서 설상가상으로 닥쳐오는 생활고를 표현해내는 그의 표정과 눈빛에서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명연기로 인상깊었던 장면을 두 군데 뽑고 싶은데, 먼저 방값이 밀려서 밖으로 내쳐진 짐들 앞에서 할 말을 잃고 허탈해 하며 어쩔 줄 몰라하는 장면이다. 또 하나는 아들과 타임머신 놀이를 한답시고 지하철 화장실에서 문을 잠그고 자는데, 두드려지는 문을 막으며 눈물을 떨구는 장면이다. 그의 연기는 기대이상으로 잘 어울렸고, 스토리와 너무 잘 맞아 떨어졌다. 그 결과 자국에서 1억6천만달러를 모으며 윌 스미스의 감정연기가 통한다는 것을 입증시켰다.
실화라서 더 감동적인 이야기
극중 인물 '크리스 가드너'는 실제 인물로 지금은 자신의 이름을 건 회사를 가진 백만장자이며 현재 아들과 함께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극 중에서도 마지막에 미소를 띄우며 그 모습을 드러냈던 분이다. 영화의 처음 1981년이라는 시간적 공간 속에서 레이건 대통령이 TV에 얼굴을 내민다. 당시는 자본주의의 모순이 실패로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시기이다. 당해 레이건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레이거노믹스'를 외치고 신자유주의 물결을 타야한다고 강조했던 바로 그 때의 이야기다. 그 시점 빈민가에는 사업의 실패로 전전긍긍하면서 힘겹게 살아가는 크리스(윌스미스 扮)가 있다. 몇 달 째 야근에 시달리며 집세걱정인 아내 린다(탠디뉴튼 扮)는 그에게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5살 나이에 중국인이 운영하는 놀이방에서 성인영화를 보곤하는 아들 크리스토퍼(제이든스미스 扮)도 있다. 이 들의 이야기가 지금 성공한 실존 백만장자의 인생이야기로 연결되는 가운데, 잔잔하고 기적같은 감동드라마를 선사한다. 인생역전을 한 지금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전 힘들었던 시점을 강조하면서 영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희망을 심어준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성공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보다, 때론 같이 힘들고 어렵다는 동병상련의 감정을 일깨워 함께 헤쳐나가자는 메세지를 던져주는 것이 오히려 더 희망적일 수 있다. 그 점에서 이 영화는 탁월한 구성을 선택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것은? 산토끼...
아버지가 아들에게 묻는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것이 무엇일까?" 아들은 대답한다. "산토끼!" 맞는 말이다. 어린 시절 산토끼가 가장 빠르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왜일까? 그만큼 자신의 상황을 깨닫고 죽어라고 노력하며 바삐 뛰어다니는 그 모습이 머리 속 깊히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록 기차나 비행기가 더 빠를지 몰라도 작은체구로 역동적인 도움닫기를 하는 산토끼를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다. 크리스는 아들의 말처럼 산토끼의 기질을 타고났을지 모른다. 너무 힘들고 절박해서 세상의 끝까지 간 것만 같았던 그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불굴의 의지로 분주한 삶을 성실히 살아간다. 아내가 떠났지만, 자신의 불우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아들만은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아버지의 모습 또한 부각되어 표현된다. 비록 학력이 좋지 않고, 흑인이었지만 그는 절박함 속에서 그것을 강한 자신감과 도전정신으로 승화시켰다. 첫 면접에서 페인트 투성이의 몰골과 청바지에 잠바차림으로 회사 중역들을 사로잡았던 그다. 그리고 노숙자 생활을 하면서도 꿋꿋하게 버티며 무한경쟁을 뚫고 당당히 정직원에 채용된 그다. 산토끼처럼 노련하고 빠른 그를 누가 괄시할 수 있겠는가?
행복은 추구해야 얻을 수 있다
[행복을 찾아서]의 원제는 "The Pursuit of Happyness"이다. 즉 행복의 추구를 말한다. 토마스 제퍼슨은 독립선언문에서 행복의 추구를 강조했다. 인간답게 살 권리, 행복을 추구할 권리 바로 그것에 대해서 말이다. 극중 크리스는 말했다. 행복은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 보이지만 자신만은 비켜가는 것 같다고, 하지만 그의 삶을 보면 알 수 있다. 행복은 가만히 있을 때 주어지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왜 행복을 '추구'한다고 할까? 행복은 노력이 없으면 얻을 수 없다. 행복을 느끼고 추구할 때 진정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극중 철자가 잘못된 "happyness"를 크리스가 계속 지적하지만 나중에는 상관하지 않는다. 결국 영화제목도 그대로 사용되었다. 행복은 그 모습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지라도 그 근원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자신만 빼고 행복해 보이던 월 스트리트 사람들 사이로 크리스가 환한 미소를 짓는다. 그 누구보다 행복한 미소를... 결국 중요한 것은 행복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가 중요하다. 지금도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다고 여기고 있을 사람들이여~ 당신들이 지금 불가능하다고 자책하고 있을 때, 당신보다 훨씬 불행한 사람들은 그 불가능하다는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가고 있다.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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