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렉2.
미국에서 엄청난 흥행을 이끌어낸 슈렉2.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진 않았다.
1편이 나왔을때도, 디즈니랜드식의 정형화된 동화이야기 비꼬기로 유명했었고, 2편에서도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끝을 맺는다.
사실, 아미 선남선녀들의 꿈같은 사랑이야기들에 익숙해진 나로서는 슈렉같이 못생긴 도깨비나 슈렉을 사랑하는 도깨비 모습의 피오나나 그리 마음에 드는것은 아니다. 어딘가 모르게 불편하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러한 보편적인 가치관을 깨고자 하는것이다.
어쩌면 1편에서 보다도 더 그러한 중심 세계관에 더 치중했는지도 모른다.
1편은 대체로 재미난 도깨비 이야기, 기존의 동화이야기 깨기 등으로 웃음을 자아내게 했던 반면, 2편에서는 도깨비의 모습을 하고 Far Far Away(머나먼 왕국) 에 돌아온 슈렉부부가 왕국사람들과 왕과 왕비의 눈에 어떤 모습으로 비춰졌으며, 그러한 편견속에서도 둘만의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는 중요한 이야기를 전달하며 웬지모를 씁쓸함 마져 주는 비장미가 숨어있다.
중반을 넘어서, 슈렉은 그러한 외부의 시선속에 피오나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멋진외모를 갖게 해주는 마술약을 마신다.
이부분 또한 매우 씁쓸한 느낌을 준다.
1편에서는 자신의 외모에 전혀 부끄러워 하지 않던 슈렉이 2편에서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사랑의 힘일까?
아,. 그러고보니 슈렉2에서 은근히 씹어넘기는 묘한 이야기가 있었던것 같기도 하다.
그것은 피오나의 대모(뭐라고 표현하지? 대부 .. 라고 하면 쉽게 이해되나..)요정이 자신의 아들을 왕국의 공주와 결혼시켜 권력을 쥐려고 하는 내용인데, 신데렐라 이야기나 여타 신데렐라류의 동화에 등장하는 요정의 역할이 무엇이던가.. 보잘것 없는 외모를 지닌 가난하고 힘없는 주인공을 멋지기 치장시켜준다음 왕자나, 공주와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지 않았던가..
슈렉2 제작진에서 의도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이러한 요정의 역할이 마치 외모지상주의,권력지상주의 등을 보여주는 듯하고, 이런것을 비유적으로 비꼬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즉, 멋있고, 아름답고, 자신의 신분을 잘 숨기고 킹카,퀸카와, 권력층과, 부자들과 일단 연결만 시켜주면 신분상승은 누구나 할수있다... 라는 현대사회의 가치관을 비꼬는 듯하다는 것이다.
오늘 이시간도 수많은 젊은 여자들은 신데렐라 꿈을 꾸며, 카드한도를 넘겨가며 치장하고 가꾸어서 자신의 인생을 바꿔줄 왕자님을 찾아 헤메고 다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나도 이런 현대의 가치관에서 벗어나 있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나도 선남선녀를 좋아하고, 멋진차를 좋아하고, 번듯한 직장을 가지고 싶어하며, 누구에게나 부끄럽지 않은 집안배경을 가지고 싶다.
오거(도깨비) 모습의 슈렉과 피오나의 사랑이 쉽사리 와닿지는 않지만, 슈렉시리즈에서 말하듯이 사랑이란 외모가 아니라 진실한 마음이라는 신념으로 살게되길 바라며..
마지막으로, 정말 웃기는(?) 장면이 생각나는군.
그것은 마지막 부분에서 12시가 넘기전에 둘이 키스를 하면, 선남선녀의 모습으로 영원히 남을수 있는데, 피오나는 자신의 본래의 모습(꾸미지 않은 자연스런 모습.. 정도로 말할수 있겟지?)을 좋아해준 도깨비 슈렉의 모습으로 남길 바라며, 마술약의 효력이 없어지는 12시를 둘이 손을 꼬옥 잡은채 넘겨버린다.
12시종이 울리자 둘의 몸이 공중으로 부~웅 뜨며 화려한 빛이 둘의 몸을 감싸고는 이내 도깨비의 모습으로 돌아온 둘이 땅에 내려 앉는다.
왜 이부분이 웃기냐 하면, 일반적으로 기존의 동화에서는 주로, 이런 장면에서 못생긴 모습에서 멋진 모습으로 바뀌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동화 비꼬기의 진수를 보여준 슈렉2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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