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문학가 캐서린 패터슨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는 원제명의 해석이 더욱 어울리는
'테라비시아로 가는 다리' 가 더욱 의미가 와닿는다.
생소한 느낌의 자보 크수포 감독이 선보이는 이 영화는
동화적 상상력이 풍부한 CG 로 만들어진 크리처들이 다소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하지만 영화의 절반은 주인공인
제시 아론(조쉬 허처슨)과 레슬리 버크(안나소피아 롭)
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테라비시아는 두
사람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세계이자 어른들에겐 공감대를
형성할수 없는 특별한 네버랜드의 영역이니까 말이다.
제시 아론은 친구들에게 이지메를 당하고 넉넉치 못한
가정형편하에서 여자아이의 신발에 매직을 칠해 사용해야
하는 아이다. 그러면서도 항상 달리는 것을 좋아하고 그림에
재능을 보이는 아이이기도 하다. 어느날 제시의 옆집으로
이사온 레슬리와의 만남으로 그의 인생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레슬리에 매료되어 밧줄을 타고
넘어 테라비시아라는 네버랜드의 세계에서 자신들만의
아지트를 만들어 나간다. 그 곳에서 다양한 모험을 펼치는
한편 문제점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때론 슬퍼하고 기뻐하는
두 아이의 스토리에 결정적인 마음의 상처를 입히는 한가지
사건이 발생한다. 아동문학가의 원작소설에 충실한 탓인지
영화속에서 잔인하고 폭력적인 장면은 등장하지 않고 신선하고
독특한 크리처들과 약간의 모험, 그리고 아이들이 꿈꾸는 순수한
꿈을 엿볼수 있는 내용들이 돋보인다. 하지만 다양한 연령대의
공감을 사기엔 부족한 면이 많다. 일상적인 부분에 치중한 탓에
판타지로서의 이야기와 흐름을 확 끊어버리는 사건의 발생에
영화는 현실적인 아이들이 꿈꾸는 이야기들을 조명하는 정도에
그친다. 아역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긴 하지만 판타지 영화로서의
매려을 드러내지 못한 영화의 전체적인 모습은 다소 실망감이 앞선다.
물론 다양한 메시지적 요소와 영화의 흐름을 본다면 분명 더 이상
판타지적인 요소를 드러내는 것도 힘들 것 같지만 그렇다면 굳이
이 영화를 판타지 영화로 소개할 필요도 없었다고 생각하는게
본인의 생각이다. 오히려 아이들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세계를
지향하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하다고 해야 할것이다.
아이들의 시점에서 보게되는 세상의 시각과 문제점, 그리고
아이들이 꿈꾸는 세상의 순수함과 그 시각을 발현해주는 다리로
이어진 테라바시아라는 상상의 세계로 이어진 공간은 다양한
볼거리적 요소와 함께 잠시 일상을 벗어나 짧게 생각해 볼수
있는 사색의 시간을 제공하는 일탈의 재미를 느낄수 있는
부담스럽지 않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