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약 미로에 홀로 있게된다면 어떻게 될까...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디서 끝을내야할지 모르는 공간이 바로 미로다. 그래서 우린 이런 미로같은 현실에서 고통과 공포를 느끼며 살게 된다. 이러한 감정은 어른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있다. 원래 동화라는 것이 당시의 현실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필리아에게 동화는 현실을 잊게해주는 자신만의 이상향이다. 처음부분에서 '지하왕국은 거짓도 고통도 없는 곳'이라고 했다, 이것또한 오필리아가 그곳을 동경하고 그곳을 통해 현실을 잊으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하왕국의 공주 또한 지상에선 두눈이 멀게되고 기억을 잃게된다. 잔혹한 현실이 공주의 두눈을 멀게하고 순수함마저 짓밟은 것이다.
"사람들은 공포와 죽음, 고통만을 말할 뿐, 영원한 삶의 약속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지, 그래서 매일 장미는 그 누구에게도 영생을 전하지 못하고 시들며 사람들 기억속에서 사라졌지." -오필리아-
오필리아가 미로 중심에서 만난 판은 현실과 지하세계를 통하게 해주는 오필리아의 유일한 매개체 역할을 수행한다. 그는 오필리아에게 세가지 시험을 준다. 이 시험들은 각각 인간의 공포, 탐욕과 죽음, 희생등을 나타낸다.
오필리아는 끝내 잔혹한 현실 속에서 죽음을 맞게된다. 하지만 그것은 죽음이 아닌 지하세계로 갈 수 있는 유일한 열쇠인 것이다. 오필리아는 동생이 아닌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지하세계에 갈 수 있는 열쇠를 얻은 것이다. 잔혹한 현실이 그녀에게 준것은 고작 공포와 고통 그리고 끝내 죽음만을 주었지만 그것을 오필리아는 자신의 이상향으로 갈 수 있는 열쇠로 승화시킨것이다. 그리고 끝내 그곳에서 오필리아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만나고 모두의 박수갈채를 받게된다. 오필리아의 희생이 현실에서 고통받는 그녀의 영혼을 지하세계로 데려온것이다.
잔혹한 현실.... 그리고 그것들은 오필리아의 이상향을 짓밟았다. 현실은 잔혹한 것이다. 하지만 오필리아의 순수함이 그 잔혹한 현실에서 그녀를 이상향으로 이끈 것이다.
"그녀가 지상에 남긴 흔적들은 어디를 봐야하는지를 아는 자들에게만 보인다고 한다." -해설자-
고통과 공포로 가득찬 현실... 하지만 오필리아처럼 순수함만은 지키며, 그 현실에 물들지 말자 라고 감독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ㄱ.....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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