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새 영화로 돌아온 임창정.
엑스트라 연기는 뒤로하고, 본격 조연으로 등극한 '히트'
극중 정우성의 친한 친구이자 꽤나 비중있는 조연으로 열연했지만, 이 영화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곧이어 가수로 데뷔하여 많은 사랑을 받게 되고, 어쩌면 정우성보다 더 연기파로서, 가창력 있는 가수로서 성장했는지도 모르겠다.
이후, 까불까불하고 약간은 싸가지 없고, 수다쟁이에, 코미디언 뺨치는 개그로 자기만의 연기세계를 펼친다.
그나마 가장 인기 있었던 영화는 하지원과 열연한 '색즉시공' 일 것이다.
그러나, 하지원이 대중의 사랑을 독차지한 반면, 임창정은 그다지 인기를 끌지는 못한것 같다.
이후 출연한 다수의 영화들에서 임창정은 타고난 끼로 겉으로는 까불지만, 뭔가 깊이가 있는 심연의 연기를 보여주는데..
그다지 흥행과는 인연이 없는듯 하다.
임창정은 참 독특한 배우다.
겉으로 보기에는 생기발랄하고, 까불지만, 어딘가 모를 우울함이 배어나오는 배우.
파란만장한 배우로서의 어려운 삶이 잘 녹아들어있는 탓일까?
그가 연기하는 극중의 모든 배역들은 실제 임창정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정도로 닮아있다.
개그스러운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게 항상 불쌍하고, 소외된듯한 연기를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도 임창정의 그러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26살의 파란만장한 청년앞에 갑자기 9살이나 먹은 아들이라 자칭하는 녀석이 나타난다.
이런 스토리는 헐리웃 영화에서 몇번은 본듯한 시나리오다.
그런데, 이 영화의 분위기는 기타노다케시의 '기쿠지로의 여름' 과 이상하게 많이 닮아있다.
설정은 완전히 틀린데도 말이다.
단지, 9살짜리 꼬마와 국토종단을 한다는 설정때문에 닮아 보이는것일까?
우리나라의 수많은 영화에서 그렇듯이, 주인공이 암에 걸린다.
9살짜리 꼬마녀석은 희귀암에 걸려 죽기전 아빠를 찾아 나선것이다.
'암' 이라는 설정이 아니었으면 좋았으련만.
마치 한국영화의 매너리즘을 보는듯 하다.
굳이 '암' 이어야만 할까?
그리고, 아역배우의 연기가 좀 아쉽다.
미국에서 한창 아역배우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다코다패닝' 의 연기와 비교하자니, 이런 영화는 아역배우의 연기력이 정말 중요한데...
아역배우와 임창정의 하모니로 감동을 이끌어 내야함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웬지모를 어색함으로 감동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진다.
임창정의 애절한 연기는 꽤나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 영화의 포인트가 '암' 에 걸린 아이와 아빠의 사랑임에, 분명히 두 연기자의 호흡으로 감동을 이끌어 내야 하는데, 다소 힘이 부치는듯하다.
네티즌들의 평가는 냉소적이다.
아마도, '암' 이라는 설정에 실망했을것이고, 아역배우의 연기에 감동이 덜했을것이고, 이제는 좀 식상할법한 임창정의 재탕연기 때문이다.
임창정이 여태껏 보여준 컨셉의 연기스타일이 그대로 반복되었기 때문에, 예상외의 모습에서 오는 놀라움도 없다.
마치 영화 '국화꽃 향기' 같은 느낌이다.
책으로는 베스트셀러가된 시나리오이지만, 영화로는 참패를 면치 못한 그 영화.
리뷰를 쓴 사람들은 장진영과 박해일의 연기는 훌륭했지만, 영화가 맘에 안들었다고 하는데, 내 생각은 좀 틀리다.
개인적으로 장진영과 박해일의 연기도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
특히나 장진영의 연기는 너무 '상투적' 이기까지 했다.
'박해일' 은 연기는 훌륭했지만, 이미지가 좀 안맞는다고나 할까?
배역상, 굉장히 따스한 느낌의 사람이어야 하는데, 박해일은 따스한 느낌보다는 좀 가냘프고, 부족한듯한 느낌이랄까?
희재를 따뜻하게 감싸안아주는 역활의 배역치고는 너무 가냘픈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인것 같다.
국화꽃 향기의 리뷰를 보자니, 불만인즉슨, 원작(책)의 내용은 방대한 반면, 기껏해야 1시간 40분정도 되는 영화상영시간안에 많은 내용을 다 보여주자니 다소 문제가 있었다는 반응이다.
제작진의 의도자체가 원작(책)에 충실하고자 했다하니, 정말 리뷰를 쓴 사람 말마따나 책의 내용을 어떻게 1시간 40분안에 다 넣을수 있었겠는가.
책에서는 인물에 대한 상세한 묘사와 설정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까지 할애하기에는 상영시간도 짧고, 어거지로 줄거리를 시간에 짜맞춰 전개해 가자니, 아무래도 극의 흐름이 빠를수밖에 없다.
그렇다보니, 연기자의 내면연기보다는 마치 역사책을 써내려가듯 시간에 쫒겨 시나리오가 진행될수 밖에.
나는 '국화꽃 향기' 라는 책을 보지는 않고 이 영화를 접했다.
그런내가 아쉬움을 느끼는데, 책을 본 독자들이 받은 아쉬움이야 오죽하랴.
얘기가 딴곳으로 흘러버렸군.
여하간, '파송송계란탁'.
마치 '국화꽃향기' 를 답습이라도 하듯이, 억지스런 감동을 욹어 내려는듯한 기분이 든다.
임창정이 시나리오 복이 없는것일까? 아니면, 임창정이라는 배우의 한계인가?
그래도 한가지 설정은 재미있었다.
꼬마의 소원이 국토종단을 하는것.
우여곡절속에 국토종단을 하는중, TV 에서 '국토종단' 방송을 하는 일행과 우연히 만나게 되고,
담당 PD 에게 부탁해서 아이의 엄마와 연락도 시도하고, TV 에 나오고 싶어하는 아이의 소원도 이루어주려고 한다.
이 방송에 전파를 타자, 그둘이 지날때면 동네사람들이 응원해주고, 심지어 싸인도 해달라고 하는모습.
이 설정은 재밋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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