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원갑이란 인물은 우리에게 그리 낯선 인물은 아니다.
물론, 모르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이소룡을 좋아했고, 이연걸의 영화를 봣던 사람이라면 친숙한 이름이리라.
그것은, 이소룡의 '정무문' 에서 등장했으며, 이연결이 리메이크한 '정무문' 에도 등장하기 때문이다.
'황비홍','정무문','곽원갑' 이 세편의 영화는.
무술에 죽고 사는 중국인들의 자존심 같은 것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우리에게 일제시대에 '장군의 아들 김두한' 이 있었다면, 중국에는 중국의 자존심을 지켜준 그들이 있었다.
황비홍,정무문,곽원갑 모두 출연한 이연걸.
역시 그는 이런류의 영화에서 가장 카리스마를 뿜어내는것 같다.
이 영화를 끝으로 액션영화는 찍지 않겠다고 하니 아쉬울 따름이다.
황비홍,정무문은 다소 코믹한 요소들이 많이 가미된 약간은 과장된 듯한 느낌이 많이 들지만, 이 영화 '곽원갑' 은 굉장히 엄숙하며, 코믹적인 요소는 전혀없다고 볼 수 있다.
이전의 이연걸에서 볼 수 없었던 무거워진 느낌이랄까..
물론, 최근 이연걸의 그의 유명세가 많이 쇠퇴하면서 근자에 찍었던 영화 '더 독(2005)' 에서 어쩌면 이미 그의 변화를 암시했는지도 모르겠다.
아.. '영웅(2002)' 에서도 엄숙한 분위기를 많이 풍겼었군.
대체로 그가 출연했던 영화는 약간은 해학적인(중국영화 특유의 코미디?) 요소들이 항상 가미되어 왔었는데, 더독(2005)에서는 굉장히 불쌍하기까지한 캐릭터를 보여주었었다.
아마 그의 심경의 변화를 볼 수 있는듯 하다.
그런데, 좀 헷갈리는 부분들이 있다.
중국의 역사에 대해, 중국의 인물에 대해 잘 모르는 한국인으로서, '곽원갑' 이라는 인물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다.
어떤이의 의견에 따르면, '정무문' 에서 등장하는 '곽원갑' 에 대한 이야기는, 정무문 도장의 곽원갑이 어느날 요리사에게 독살당하고, 그의 총망받던 제자 '진진(이연걸)'이 일본유학에서 돌아와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며 일본군과 싸운다는 얘기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곽원갑은 딸만 하나 있는것으로 나오기에 도대체 어느 이야기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모호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영화라지만, 이렇게나 설정이 틀려버리면, 중국의 역사에 대해 모르는 우리로써는 영화의 역사적 내용에 대한 신뢰도가 그만큼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어찌되었건, 곽원갑이라는 인물은 외세의 간섭에서,외침에 유린당하던 시대에 중국인들의 자존심과 자부심을 한껏 높여준 인물인 것이다.
역시 아쉬운 점은.
그 액션이 여전히 '와이어 액션' 이라는 점이다.
얼마전 TV방송대학에서 '서동요' 를 감독하고 계신분의 강의를 보았는데, 우리나라액션의 포인트는 리얼리티 라고 하더군.
즉, 한국 사람은 보다 현실적인 액션신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액션영화 황금기 였던 시대의 영화를 보면 금방 이해갈것이다.
우리는 예전부터 와이어 액션보다는 정말 현장에서 싸울때 볼 수 있는 몸으로만 하는 액션연기에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에 중국의 액션보다는 덜 화려하지만 현실감이 있다.
그런면에서, 이 영화 곽원갑은 여전히 와이어 액션을 고수하고 있다.
물론, 이연걸 등의 무술실력이 워낙 출중한지라 일반적인 액션에서는 굳이 와이어를 쓰지 않아도 와이어를 쓴듯, 춤을 추듯 멋있고 동작선이 큰 액션을 선보여 주지만, 기타 현실에서는 좀 말이 안될듯한 동작이 나올때는 ... 이래서 중국영화다.. 라는 생각이 들곤한다.
(그건, 단지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니..)
어찌되었건, '더 독' 으로 불쌍해 보이기까지 했던 이연걸이 2006년 '곽원갑' 이라는 인물로 다시 돌아온 모습이 자랑스럽기 까지 하다.
헐리웃에 가서 푸대접(?) 받은듯한 모습보다는 역시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그의 모습이 멋있다.
내용도 좋고, 재미도 있고, 액션도 화려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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