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전에 한편의 킹콩영화를 본적이 있다.
그것은 킹콩 원작은 아니고, 칼라판인 리메이크 작이었던것 같다.
내가 봤던 그 리메이크 작품은 킹콩을 너무 인간적(인간의 사고방식과 비슷한?)으로 표현하여 악평을 받았다는것 같던데..
피터잭슨 감독은 어렷을때 봣던 킹콩의 감흥에 젖어 꼭 킹콩을 리메이크 하고 싶었다고 하던것 같다.
어찌되었건, 이제는 소재로 삼기에는 약간 고리타분(?)할 것같은 킹콩 이야기를 또 재탕 삼탕이다.
너무 예전에 나온 작품이라 리메이크 해도 기억하는 세대는 이미 나이든 세대일테니, 괜찮기는 하겠다만, 역시 감동보다는 악평을 하게 된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재미있다.
그리 지루함도 안느껴지고, 짜임새도 있으며, 볼거리 또한 풍성하고, 여배우 또한 아름답다.
그러나, 원작에 너무 얽메였기 때문일까?
굳이 킹콩이 고층 빌딩에 또 올라가야만 했던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킹콩이 고층 빌딩에 올라가는 것은 이 영화의 커다란 '상징' 중에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설정으로 변경하는것은 다소 문제가 있기 하겠지만, 좀더 다른 설정과 내용이었으면 어땟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내가 봤던 홍콩 리메이크작에서 킹콩을 너무 인간적(?)으로 묘사했다는 악평은 이 영화에도 그대로 적용될듯 하다.
내용의 흐름으로 볼때, 원주민들이 제물로 바친 여자를 자신의 보금자리로 가져가 잡아먹은듯 한데, 굳이 이 백인 여자는 잡아먹지 않고 호감을 갖는다.
그럴수도 있다. 모든 먹잇감을 항상 먹기만 하진 않을테고 적당히 갖고 놀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희극에 다수 출연(?)했던 여 주인공은 자신이 잡아먹힐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킹콩에서 희극에서 췃던 춤들을 추며 재롱(?)을 부린다.
외로운 킹콩. 그녀를 호시탐탐 노리는 공룡과 사람들에게서 그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그녀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생겨난다?
그럴수도 있지만, 너무 인간적으로 표현한게 아닐까?
(하기사 약육강식 스타일로 영화를 만들면 그게 다큐멘터리지 이런 영화가 되겠냐만은..)
생각해봤다.
킹콩처럼 거대한 동물이 코딱지만한 인간에게 그런 호감이 생길수 있는지..
우리도 집에서 갖가지 애완동물을 키운다.
우리도 애완동물에게 어떤 측은함이나 애정,가여움,귀여움등등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될것이다.
킹콩에게 있어 인간여자는 그런 애완동물에게서 느끼는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이 영화에서는 단언코, 킹콩이 여주인공에서 인간적인 애정(?) 같은것을 느낀것으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닌가... 이 '애정' 이란 단어가 참으로 묘사하기 복잡한 단어이기 때문에..
하여튼, 킹콩이 여주인공에게 어떤 감정(?)을 느낀다는 상황이 좀 억지스러 보이는데, 이것은 리메이크 작품으로서 원작에 충실하게(?) 따라가기 때문에 생기는 현실과의 괴리감이랄까... 그런게 느껴진다.
원숭이는 본능적으로 높은곳을 오르려 한다고 하는데..
굳이 그렇다손 치더라도, 킹콩이 빌딩 꼭대기(좁아서 제대로 앉아있기도 힘든 그곳에)에 올라가는 설정을 그대로 사용해야 했을까?
재밋긴 하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몇가지 더 어색한(?) 설정들이 난무하는데, 해골섬에 원주민들이 사는것과 지은지 수백년 이상된 오래된 방벽들, 공룡의 출현, 뭐든지 거대한 동물들..
오직 한마리 밖에 없는 킹콩.
킹콩이 처음 만들어 졌을 당시의 정서에서는 이러한 기괴한 상상력이 흥미거리가 되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사람들의 가치관에는 어느정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듯하고, 어색함이 많다.
한가지 영화가 떠오른다.
그것은 얼마전 언급했던 배트맨 시리즈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배트맨 비긴즈' 이다.
이 영화는 '크리스찬 베일' 이라는 배우를 이용하여 배트맨 시리즈를 완전히 재해석한 영화인데, 킹콩이 이런 새로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그저 리메이크 하는데만 급급한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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