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영광 2탄으로 나온 가문의 위기.
'가문의 영광' 이 기존의 영화와는 다른 독특한 웃음을 선사하는 영화였기에, 이 영화 또한 기대가 컷다.
그러나, 1편의 출연진들은 하나도 출연하지 않고, 내용 또한 연장선상에 있다 할 수 없다.
같은점이라면, 조폭 집안이 등장하고, 조폭집안의 2세가 만나게 되는 배우자가 보통이 아닌 사람이라는것.
1편에서, 그 희생양(?)은 벤처기업 사장이었고, 2편에서는 조폭과는 사뭇 극명하게 반대되는 조폭을 검거하는 검사다.
신선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독특한 웃음을 줄것으로 예상되는 영화.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리 재밋다고 보기는 힘든듯 하다.
이유인즉슨, 우선 이런 컨셉이 1편에서 이미 관객에게 익숙해져 버렸고, 각각의 캐릭터들이 강한 배우들이 등장한데 있다.
신현준,김수미,김원희 등 각기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신현준은 터프하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굉장히 여성스럽고, 기생오래비(?)스러운 컨셉이고, 김수미는 연륜있는 중견 연기자이면서도 '일용엄니' 로 대표되는 자신만의 코믹캐릭터를 최근에는 '프란체스카' 로 완벽히 재탄생시킨 연기자이며, 김원희는 마치 '바비인형' 같은 외모이지만, 한때 미국에서 인기를 끌기도 했던 '코믹스런 미인' 컨셉을 가진 인물이다.
더불어 전라도 사투리를 걸쭉하게 구사하며 각종 코믹영화에서 조연으로 활약중인 '신이(본명 장승희)' 가 남편 탁재훈(배성우)의 부인으로 등장하며 자신만의 코믹 캐릭터를 여전히 보여주고 있으며, 이전에 영화에서 출연했었는지 알 순 없지만, 탁재훈 또한 요즘 한창 쇼프로에서 코믹 컨셉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음을 반영하듯, 양아치(?)스런 외모와 얼추 맞아떨어지는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둘째아들로 등장한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강하게 지닌 배우들의 조합이라 무척 재미있거나, 혹은 서로 간섭현상이 일어나 언밸런스 해져버릴 수 있을 이 영화는 그런대로 조화를 이루며 소소한 재미들을 제공해주지만, 역시나 신현준과 김원희의 로맨스가 주축인 만큼 두 사람의 연기력이 가장 큰 관건이다.
그런면에서, 아직은 코믹연기에 좀 맞지 않는듯한 신현준의 모습과, 코믹스런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코믹스러움이 그리 자연스럽지만은 않은 김원희의 연기는 다소 미흡하다(미흡하기보다는 웬지 어색하다?) 하겠다.
또한, 가문의 영광이 조폭세계를 미화했다는 비평을 들었던 만큼, 이 영화에서는 조폭집안이 조폭업을 그만두고 개과천선(?)하는 쪽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는데, 마치 권선징악형의 매너리즘에 빠진듯한 압박감이 드는것은 웬지 그리 개운치 않다.
여 검사가 사랑을 위해 검사일을 포기한다는 설정과, 조폭이 사랑을 위해 모든 재산을 기부하고 처분한다는 설정은 다소 억지스러워 보인다.
실상 현실에서, 자신들의 그러한 이권을 쉽사리 포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기에..
조폭의 경우, 대대손손 이어 물려받은 재산을 자신 마음대로 처분한것은, 형제나 부모에게 커다란 반감을 심어줄 소지가 다분히 있으며(돈이 많아서 편하게 생활하다가 돈을 다 처분하면 그 삶의 행태가 바뀔것이므로), 그 선택을 순순히 따라주는(물론, 약간 다투긴 하지만) 형제들도 쉽사리 이해되는 인물상은 아니며..
어찌되었건, 사랑을 위해 모든걸 포기하는 두 연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조폭이 개과천선하는 결말로 치닫고 있지만, 그 설정이 그리 설득력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영화는 영화일뿐.
이 영화는 '조폭' 과 '검사' 의 연애라는 기발한 아이템만으로 스토리를 이끌어가기 위한 설정들이기에 소소한 재미는 있으나, 동감을 얻어내기는 다소 힘들어 보인다.
또한, 그 기발함은 '가문의 영광' 으로 이미 빛이 퇴색해 버린듯한 느낌마져 들지만, 소소한 재미를 느끼기에는 부족함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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