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한국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는 부분이죠. 안락사를 원하는 라몬은 사지가 마비된 몸을 가진 불행한 사람입니다. 그가 계속해서 되네이는 그 날의 사고. 머리를 처 박고 죽었어야 한다고 말하는 그의 말들이 이리 진실되게 느껴질 줄은 보는 내 자신도 놀랄 정도로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그를 바라보았던 그녀와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의 표정은 슬픔과 두려움과 증오감이 섞여있는 얼굴이었습니다. 그는 죽으려 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를 건져올린 사람이 경멸스럽게 보일 정도로 그의 삶은 처절하게 느껴 졌습니다.
마치 시같은 영화...그래...시같다는 표현이 가장 정확합니다. 삶과 죽음을 읇조리는 인물들의 살아있는 얼굴들이 하나하나 떠오릅니다. 그가 훌리아를 보기위해 침대를 밀어 넣고 뛰어가 힘차게 하늘을 나는 공상을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가 공상이라는 표현을 썼을때 입가에서 나오는 쓴웃음이 너무도 힘겹게 느껴져 가슴이 아팠습니다. 사랑하는 그녀를 앉고 느끼고 싶어하는 그의 안타까운 마음과 삶의 옷자락을 부여잡고 있는 자신을 생각하는 그의 모습 또한 너무 아팠습니다. 처음 영화가 시작할 때에 그저 편안히 숨을 쉬고 눈을 감고 느끼라는 오프닝의 뜻을 이해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 만큼 감독의 조심스런 움직임이 느껴지기도 했죠. 알레한드로 감독의 작품이기에 그가 공상을 하는 장면에서 그가 일어섰을 때, 그가 28년 동안 장애를 숨기고 살아 온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그는 참 놀랍고 판타지 적인 감독이었으니까요. 이 작품은 판타지적인 느낌을 전혀 주지 않고도 가끔씩 나오는 높은 하늘과 푸른 바다와 산들 따사로운 햋살을 보여주며 인생의 소중함을 일깨워 줍니다.
3분의 발언 기회조차 주지 않는 판사 앞에서 그는 웃습니다. 슬픔을 웃음으로 표현한다는 그가 너무도 가엾습니다. 결국에는 가족들을 떠나 조용히 죽어간 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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