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삶을 마감한, 너바나란 그룹을 이끌던 커트 코베인의 죽음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영화.
[엘리펀트]란 영화로 칸 영화제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는 구스트 반 감독이 만든 이 작품에, 평론가들이 늘어놓은 찬사를 듣고 혹 해서 오늘 영화를 보고 왔다.
종로의 씨네 코아에서 열댓 명의 관객들과 함께
[라스트 데이즈]를 본 소감은 "이런...이런..."이다. 평론가들의 눈과 일반 관객의 시선의 차이는 좁혀지지 않는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된 시간......
꽤나 재능이 있는 음악가지만 약물에 절은 듯 보이는 젊디 젊은 한 남자가 잘 알아듣기 힘든 말을 띄엄띄엄 혼잣말처럼 내뱉으며 이리저리 배회하는 모습을 카메라는 조용히 좇아간다. 그의 집으로 보이는 곳엔 여러 사람들이 드나들고 또 머물지만 서로에게 그리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대인 기피증까지 있어 보이는 남자는 외부인이 자신을 찾으면 질색을 하며 사라지길 반복하다, 끝내 유리 온실에서 죽은 채 발견되는 것으로 끝나는 영화.
주변에서 들리는 온갖 소리는 그가 폐쇄적인 공간에 있지 않음을 알려주지만 그는 철저히 혼자다. 혼자만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하며 자신만이 이해할 수 있는 행동을 할 뿐이다. 그런 그에게 진심이 담긴 관심은 누구도 보이지 않는 세상......
어떤 설명도 없이, 한 사람이 보낸 지상에서의 마지막 하루를 그저 조용히 따라가는 카메라의 시선에서 세상은 철저히 혼자라는 고독감만을 느낄 뿐이다.
평론가들의 호의에 찬 평가에 동의하는 건 내 능력 밖의 일이었지만 이 하나만은 알겠다.
"누군가의 삶을 이해한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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