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이면서도 비정한 21세기판 아메리칸 드림???
사업의 실패, 극심한 생활고로 인한 가족의 분열, 아들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 빈털터리 노숙자로 전락, 윌스트리트 입성, 수백대 1의 경쟁을 뚫고 성공. 이 영화의 주인공인 크리스 가드너는 불우한 환경과 흑인이라는 이중의 어려움을 딛고 '가드너 리치 앤드 컴퍼니'라는 회사를 창립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실제 살아 있는 인물을 영화화한 [행복을 찾아서]는 자신에 대한 신뢰와 아들에 대한 사랑으로 지탱하는 한 흑인의 성공담을 담은 영화다. 사실 이러한 주제의 영화는 정말 셀 수 없이 많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한 주인공의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을 주는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영화를 볼 때마다 찜찜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나를 포함해 내 주위 대부분의 사람들은 능력이 없고, 열심히 노력하지 않아서 그렇게 큰 성공을 하지 못하는 것인가? 가난은 철저하게 개인의 무능력과 불성실 때문인가? 크리스 가드너가 집에서 쫓겨나 당장 잘 곳이 없을 때, 복지 당국에서 한 일이란 고작 노숙자 숙소를 소개시켜 준 것 뿐인데, 국가가 할일이 그 정도 수준이어야 마땅한가? 또는 크리스 가드너의 몰락과 성공은 오로지 개인에 대한 문제로 치부해도 괜찮은 것인가?
영화의 마지막, 합격 통보를 받고 수 많은 백인들이 넘실대는 거리에서 환희에 찬 미소를 지으며 좋아하는 크리스 가드너를 보며 감동 받으면서도 또한 자본주의의 비정함을 같이 떠올리게 되는 건, 수백대 일의 경쟁을 뚫지 못하고 떨어져나간 나머지 수백명에게 영화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너무할 정도로.
아~~ 자본주의의 비정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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