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남, 여의 속마음을 들여다 볼수 있는 현실적인 연애사의
공감영역을 들여다 보는 영화로서 사랑에 관한 연애사를 시작하고 끝내는 모든
연인들에게 필요한 참고서같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메가폰을 잡은 페이튼
리드감독이 보여주는 영화의 비주얼은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 방향으로 해피엔딩을
이끌어내는 로맨스영화가 아닌 다소 현실적이고 공감의 방향대를 이끌어내는
'그 남자 그 여자' 의 속마음을 바라보는 시각을 제공해 준다. 상황적으로 매치
가 되지 않지만 일본영화인 이누도 잇신 감독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처럼 현실적인 사랑과 이별의 과정을 보여준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인생을
유쾌하고 자기 중심적으로 살아가는 남자 게리(빈스 본)이 야구장에서 만나게
된 예술계에 몸을 담고 있는 브룩(제니퍼 애니스톤)을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지고 이른 바 작업에 들어간다. 무차별 적으로 대쉬하는 게리의 이야기와
오프닝으로 장식되는 2년간 연인으로 발전하는 두 사람의 포토앨범의 인상적인
장면이 넘어가면 이제 결혼에 대한 고민에 빠져봐도 될 완숙한 연인의 단계로
넘어간 두 사람의 일상이 시작된다. 하지만 그 동안 마음에 쌓여 있던 불만이
어느덧 현실적으로 사랑의 장애를 느끼게 될 정도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브룩은
결국 그 동안 쌓였던 불만을 '레몬 12개' 를 통해 분출해 낸다. 장식에 필요한
레몬 12개를 부탁했던 브룩에게 레몬3개 만을 사다준 게리는 들어오자 마자
손님맞을 준비에 분주하며 식사준비를 하는 브룩을 나몰라라 하고 온통 TV에
신경을 곤두세울뿐이다. 가족을 맞이하며 식사를 하는 도중에도 불온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마침내 가족들이 돌아간 저녁식사가 '최후의 만찬'이라도 된는
듯 결별선언을 한다. 자기중심적인 성격에 다른 사람의 사정을 맞추는 일이라고
는 해본 적 었던 게리는 브룩의 불만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나 알수가 없고 혼란
스럽기만 할뿐이다. 브룩은 그런 게리가 정신차리고 '변화' 하기를 바라지만
게리는 그런 브룩을 조금도 이해할수 없다. 한 발 물러서고 바라보기만 했어도
이해할수 있었을 서로의 속마음을 점점 복잡하게 얽히고 섥히듯 코미디적 연인
의 정체기 생활로 풀어가지만 그 속에서 두 사람의 감정의 골은 깊어지기만
한다. 변화를 바라면서 행동하는 브룩의 맘을 헤어려보지 못했던 게리는 브룩이
자신이 이제 완전히 싫어졌다고 생각해 버리고 브룩의 질투유발작전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체 한 술 더 떠서 감정의 골을 깊게 패이게 만드는 사건
을 일으킨다. 결국 두 사람을 연결해 주던 집을 파는 것으로 이제 완전히 남남으로
갈라설 위기에 처한 게리와 브룩, 브룩은 마지막으로 거의 절박한 마음으로
게리와의 콘서트를 보는 기회를 만들지만 그 기회마저 놓쳐버린 게리는 브룩의
눈물과 속마음을 알게 된다. 게리는 답답한 마음에 친구와 이야기하던 중 진정
자신의 삶에서 무엇이 부족했는지 깨닫는다. 그리고 '변화' 를 시작해 보지만
변화에도 시기가 있고 지나간 사랑의 공간을 메꾸기에는 너무 늦은 깨달음이었다.
하지만 사랑이 남기는 흔적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부족했던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 하고 싶은 것을 함께 하려는 연인으로서 당연한
노력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만을 바랬던 남, 여에게 진실한 사랑의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 어쩌면 2년이란 연인으로의 생활로서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무뎌진 감성이 서로에 대해 이해하기 보다는 상대방이 이해해주기를 바랬던
자기 중심적인 성향이 강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뒤 보여주는
변화된 남, 여의 모습과 두 사람의 마주침과 헤어짐이 남기는 것은 어쩌면
그 사랑이 없었다면 발견할수 있었던 중요한 것을 놓치고 말았을 소중한
것을 전해준 상대방에 대한 사랑에 대한 고마움과 이별에 대한 아쉬운 여운을
남기는 포인트가 된 것 같다. 이별을 준비하는 이도, 사랑을 시작하는 이도
보아두고 충분히 생각해 보아야할 코미디 보다는 무게있는 사랑의 교훈을
남기는 로맨스 교과서적인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