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적"이라 말할 때 먼저 "불가능"이라는 말을 떠올린다. 현실에서는 이루기 어려운 일, 어떠한 노력으로도 실현되기 어려운 일을 떠올린다. 성서의 기적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성서에서는 수많은 기적이 기록되어 있다. 바다가 갈라진다든지 물 위를 걷는다든지 죽은 자가 살아난다든지... 이러한 일들은 인간의 능력 밖의 일로 오로지 신의 도움을 받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이런 인식 아래 정말 이 일을 이룰 수 있을 지 없을 지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쉽게 "기적"이라 단정 짓고 좌절하고 포기하거나, 종교에만 매달리게 된다.
랄프에게는 기적이 절실하다. 그에게 유일한 가족인 어머니가 식물 인간이 되고, 할머니가 자신을 돌보고 있다는 거짓말도 들통 나자 고아원에 가게 될 위기에 처한다. 그의 유일한 희망은 어머니가 눈을 떠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지만, 모두들 "기적"이라 말하며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런 그에게 또 다른 "기적"이란 말이 다가온다. 수영장 사건으로 학교 크로스 컨츄리팀에 들어가게 되고, 그 곳에서 코치로 있는 히버트 신부에게서 학교 크로스 컨츄리 선수가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은 기적이라는 말을 듣는다. 두 기적은 서로 상관 없는 별개의 것이지만, 그에게는 둘은 꼭 같은 일로만 여겨진다. 그가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하면 어머니가 눈을 뜰 것만 같다.
드디어 그는 결심을 굳히고, 6개월 뒤에 있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 우승을 위해 캐나다의 마라톤 국가 대표였던 히버트 신부의 도움을 받아 피나는 노력을 시작한다.
히버트 신부는 뒤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일 기적을 경험한다고 말한다. 랄프의 경우를 보자. 그는 마라톤 선수가 되기로 결심하기 이전에는 매일 사고나 치고 친구들에게도 무시당하는 천덕꾸러기에 불과했다. 그러나 결심 이후에 그는 하루하루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갔다. 그는 깨닫고 있지 못했지만, 사실 매일 스스로 기적을 일으키고 있었던 것이다. 모두가 그의 능력을 인정하고 박수를 보내게 됐으며, 그를 통해 모두가 위대함의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기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이다. 기적이라 단정 짓고 쉽게 포기하지 않고, 그 꿈을 향해 열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할 때 우리는 자신이 변화되는 것을 느끼며, 영화는 그것이 기적이라 말하고 있다.
그러기에 영화는 원제 "Saint Ralph"에서 볼 수 있듯 그러한 깨달음을 주는, 우리에게 위대함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랄프를 과감히 "성인"이라고 말한다.
* 뻔한 감동 이야기는 이제 식상하다고 생각하는 분에게는 비추천
웃음과 감동이 있는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이야기를 찾는 분에게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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