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 2차대전 아오지마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그린 영화이다. 미군은 정상에 성조기를 꽂게 되고 이 장면이 한장의 사진으로 남게 되는데 이 사진은 국민들에게 전쟁의 종결과 함께 승리라는 기쁨과 혹시나하는 불안감을 씻어내리게 되는 계기가 된다. 사진 속 주인공 중 남은 세 명은 고국으로 돌아와 영웅 대접을 받으며 전쟁기금 마련 행사에 불려다니게 되는데...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여기서부터라고 말할 수 있겠다. 왜곡된 진실에 대한 개인간의 가치관 차이는 목표를 그릇되게 만들어가고 결국 한 인간을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다. 무수히 죽어가는 생명들은 뒤로한 채 아무것도 모르는 이를 영웅으로 만들어 이들을 쥐락펴락한다. 大를 위해서 小를 희생해야만 하는 안타까운 현실...영웅은 사람들이 필요로 인해 만들어진 조작된 인물이라는 씁쓸한 메세지가 마지막즈음에 나오는데 가슴 한켠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과거와 달리 영웅의 탄생과 소멸이 수월해진 이 시대에 던지는 돌이 아닐까? 어쩌면 우리가 만들어낸 영웅은 방패일지도 모른다. 영화에서는 이 사진 속 인물들과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은 곳에서 피를 흘려가며 싸우는 나머지 전우들을 비추며 주제를 부각시킨다. 그리고 세 인물의 성격을 각기 다르게 두어 교묘히 저울질하고 있다.
또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플래쉬백효과는 가히 이스트우드 감독다웠다. 효과도 전혀없이 그렇다고 관객의 감정이입 및 상상력을 앚아 간 것도 아닌 마치 내가 할아버지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헌데 초반부의 흐름에 비해 엔딩으로 갈 수록 서사적인 느낌이 강해지는데 감독님의 의도인지는 몰라도 조금은 늘어지는 기분이 든것은 사실이었다.
일본에서는 이수현을 위한 행사와 애도를 아직도 하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거품 드리운 영웅주의에 대한 새로운 고찰을 할 수 있는 그런 영화였다. 똑같은 역사적 사건을 일본인의 시각에서 본 <아오지마에서 온 편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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