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최민식의 "곷피는 봄이오면'이란 영화를 본적이 있습니다.
아직은 젊기만 하던 그 시절에 봤던 그 영화는 딱히 특별한 맛(?)이 있는 영화는 아니었던듯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작품을 본 후론 저의 입맛이 변하게 되더군요.
잔잔한 일상을 그려내는 영화들만의 평범한 맛이랄까요.. 그 맛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도시생활에서 나름의 아픔과 상처를 앉고 도피해온 동생,
망설임 없이 살아가는듯 해보이지만, 역시 나름의 고민을 앉고 살아가는 형,
그 형을 바라보면서도 자신이 서있어야할 자리에 명확히 선을 긋는 한 여인,
최고의 기수였지만 지금은 실종된, 그리고 불명예스런 소문의 주인공이 되었지만 그런 아버지를 전적으로 믿으며 아버지처럼 기수가 된 딸.
그리고 은퇴의 기로에 놓인 운류..
그들을 둘러싼 주위의 평범한 소시민들의 모습.
아닌듯 아닌듯 하면서도 누구 하나 나름의 고민과 아픔이 없는 사람이 없습니다.
영화속의 주인공은 주연배우도 조연배우도 단역배우도 아닌 바로 우리네 소시민들이었습니다.
사업을 하다 망한 동생, 그런 동생을 모질게도 미워하는 형으로부터 경마를 즐기는 일개 사채업자의 모습까지도..
그들 모두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고, 그들 모두가 나름의 삶과 평벙함 속에서 살고 있었으며
그들의 모습이 우리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는 이들 소시민들의 내면속 갈등이 어우러지면서 만들어내는 선율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 선율은 지극히 조용하고 평범하며 이렇다할 클라이막스도 없습니다.
지극한 일상의 모습들.
그것이 이 영화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선율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감독이 보여주고싶었던 선율이 아닌가.. 나름의 해설을 해봅니다.
운이 좋았던지 이번 시사회에 당첨이 되었길래 즐거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동행했던 사람은 별로라는 반응이더군요. 아마도 장르적 취향이 맞지 않은 탓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에겐 너무나도 좋은 작품을 접할수 있는 기회였기에 이런 기회를 주신 무비스트에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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