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레터의 감독이라는 이와이 슌지의 명성에 이어서 제 2의 러브레터라는
타이틀로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친구들이랑
영화관에서 보고나오면서 욕이란 욕은 다달면서 나왔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나는 벌써 고등학생때 꿈꾸던 나이 스무살의 턱을 넘었고
추운 봄도 지나 벌써 내일이 입춘이라고 한다.
입춘.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에 갑자기 4월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그리고 몇년이 흘러 다시 본 4월 이야기는 고등학교때 내가 본 4월 이야기랑
많이 달랐다.
처음으로 대학에 입학 했을 때 풋풋함과 어색함.
그것이 내 살결로 전해지는 음악과 영상이 나에게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한, 고등학교때 '우정'만 외치던 친구사이와는 다른
대학친구와의 사이. 그것을 또 다시 느끼게 해주었다.
그리고 짧은 런닝타임에 밋밋함을 느끼던 나는
이제 그 밋밋함이 아름다움을 안다.
자신의 존재도 모르는 그를 좋아하기에
그녀는 훗카이도에서 도쿄까지 왔고 거기서 비로서 자신의 존재를 알게 한다.
자신의 존재만을 알게 했다는 것 만으로도 그녀는 기쁘고 행복한 것이다.
나도 그 사람을 짝사랑하면서 그렇게 느꼈었지
그 사람 옷깃과 한번 스치고 싶어서 괜히 기지개 피고
복도에서 팔꿈치 살짝 스치는 날은 어찌나 행복하던지
'안녕히 가세요. 내일 뵈요' 라는 그 사람의 말에 그 날 침데에서 오만가지 상상하면서
행복해했지.
나는 비록 그 사람에게 짧은 만남. 그 이상의 인연을 만들지도 못했지만
좋아하는 사람과의 인연을 만들기위해서 도쿄까지 온 그녀가 부럽다.
뭐, 꼭 그녀가 사랑을 이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랑을 못 이뤘어도 그리고 그것에 아파해도 아름다운 추억이니깐
짝사랑.
4월의 풋풋함처럼
나에게는 풋풋함으로 남아있는 그때 그 모습.
나는 그 모습을 이 영화를 보면서 추억했다.
비오는 날이 되면
마츠 다카코의 살이 부러진 빨간색 우산이 생각날 것 같다.
이 기회에 나도 빨간 우산이나 하나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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