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문제적 감독 중의 하나인 임상수 감독의 작품. 전작 <그때 그 사람들>의 직후인 80년대를 배경으로 하였다. 극 중 배역과 비슷한 나이에 그 시대를 살아온 만큼 누구보다도 사실적으로 그림을 그린 것 같다. 말로만 들어오던 그 시절은 열정과 냉소가 섞인 슬픔 그러면서도 낭만이 존재하던 시절이다. 영화 속에서 임상수는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풀어나가려 애썼다.
임상수 감독은 그리고 이 영화를 '러브 스토리'라고 이야기했다. <처녀들의 저녁식사><바람난 가족><그때 그 사람들> 등 이제껏 내가 봐 온 그는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기억을 좋아하고 사람들의 가치관이 변화하는 과도기즈음 그걸 되집으려는 영화를 선보이곤 했었다. 물론 이 영화도 80년대 치열한 대학생의 대규모 데모를 그리고 있지만 그 속에서 그 시대였기에 더욱 특별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랑을 아주 멋스럽게 그렸다.
지진희의 시선 처리에 의해 과거와 현재로 변화하는 구성 역시 무척 돋보였다. 효과 하나 쓰지 않고도 시선과 검정색 화면을 이용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참신하고 독특했다. 과거로의 기억재생이 시작되고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다가 다시 염정아의 시선으로 자연스레 넘어간다. 물론 두 주인공이 함께 한 과거의 에피소드를 보여주지만 철저히 지진희와 염정아의 각각의 시선에서 영화는 보여진다.
임상수식 멜로는 독특한 맛이 있었다. 뒤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던 관객들이 조금 아쉽다. 그리고 초반부에 비해 다소 미흡한 엔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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