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궁창의 쥐처럼 아름다운 소녀들...
일본의 한 지방에 있는 시바자키 고등학교 학생들은 호랑가시나무 축제 준비에 한창이다. 마지막 축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던 케이, 쿄코, 노조미-이 아리따운 3명의 여학생은 난감한 상황에 봉착해 버린다. 기타를 맡고 있던 모에가 농구를 하다 손가락을 골절해 연주를 할 수 없게 되었고, 이에 화가 난 린코(보컬)마저 그룹에서 탈퇴한 것이다. 원래 키보드를 연주하던 케이가 기타를 맡기로 하고 연주할 곡을 찾기 위해 오래된 테이프를 뒤지다 우연히 발견한 노래. "시궁창 쥐처럼 아름다워지고 싶어!!!!" 펑크 그룹인 '블루하트'의 '린다 린다'를 들으며 3명은 방방 뛴다.
이제 보컬을 구해야 할 차례. 그룹을 그만둔 린코에게 케이가 말을 해보지만, "그럴 의미가 있을까"란 반응에 욱한 케이는 처음으로 나타난 한국 교환한생 '송'에게 밴드 보컬을 제안하고, 일본말에 서툰 송은 무조건 '예'하고 대답해 버린다. 그러나 뒤늦게 의미를 알게 된 송은 무리라며 손을 내젓지만, 블루 하트의 '린다 린다'를 들으며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린다. 그럼 이제 한 번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불러볼까? 그러나 노래는 엉망이고(하긴 가사 따라하기에도 벅찰텐데) 드럼의 쿄코는 엎어지면서 외친다. '이건 심한걸'.... 물론 노래만 엉망이었던 건 아니고, 연주도 모두 제각각. 송은 혼자 노래방을 찾아 '린다 린다'만 줄기차게 연습하고(한국 노래도 부르는데, 무슨 노래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른 멤버들도 각자 집에서 연습에 만전이다.
드디어 축제는 시작되고 화려하게 탈바꿈한 교정. 짝사랑하던 카즈야와 함께 가게를 보고 있던 쿄코는 그만 연습에 늦어 연습실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할 수 없이 케이의 옛 애인이 있는 스튜디오로 가서 연습을 하는데, 케이와 토모키의 어색한 만남과 반응을 보며 히죽히죽거리는 송. 스튜디오에서 연습을 끝낸 이들은 아무도 없는 학교에 몰래 들어가 연습하지만 큰 소리를 낼 수 없으니 연습이 제대로 될리 없다. 키득키득 웃으며 젊음의 한 때를 보내는 소녀들.
이틀째로 접어든 축제. 다른 사람의 연애사에 관심이 많은 송에게 2학년인 유우사쿠(데스노트의 L)는 마치 서부영화의 결투 장면처럼 마주 보고 서서 서툰 한국말로 사랑을 고백한다. 무슨 말인지 잘 못알아들은 송은 서툰 일본말로 되묻고. 송은 몇 번이고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유우사쿠의 고백보다는 자신을 엿보며 웃고 있는 다른 멤버들에게 더 신경이 쓰인다. 저녁에 노조미의 집에 모인 멤버들은 노조미가 만든 음식을 먹으며 수다를 떨다, 쿄코가 카즈야에게 관심이 있음을 알게 된다. 송은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게 좋겠다'며 쿄코를 부추기고, 이에 힘을 낸 쿄코는 카즈야에 전화를 걸어 내일 공연 전에 만나기로 약속한다. 이들은 공연을 위해 날밤을 새며 학교 연습실에서 신나게 연습한다.
이제 공연 당일, 이들은 스튜디오로 옮겨 연습을 계속하지만 날밤을 샌 바람에 그만 뻗어버린다. 3시 30분부터 공연 시작. 그런데 이들이 깬 시간은 3시 30분!!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학교로 뛰어오고, 강당 입구에는 쿄코와 약속을 한 카즈야가 걱정이 됐는지 우산을 들고 쿄코를 기다리고 있다. 다른 멤버들은 공연 전에 말을 하라며 먼저 강당으로 들어오고, 조금 있다 쿄코가 들어와서 만면에 웃음을 띠며 자리에 앉는다. 궁금해 하는 케이에게 고백하지 못했다고 말을 하지만, 왠지 쿄코의 표정은 밝다.
비를 맞아 춥기도 하고 청중들의 반응에 긴장되기도 하고, 덜덜덜 떠는 송. 그러나 막상 연주가 시작되자 송의 약간 어설픈 노래는 무대 가득 울려 퍼진다.
배두나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린다 린다 린다]는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고 유쾌하고 찬란한 시절을 보내고 있을 소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노래는 커녕, 일본말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송을 보컬로 영입(?)한 다른 멤버들은 송의 노래 실력을 큰 결함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4명이 모여 웃고 떠들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 그 자체를 충분히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케이는 보컬을 맡아준 송이 고맙고 일본 친구를 아직 사귀지 못하고 있던 송은 그룹에 받아준(친구가 되어 준) 케이가 고맙다. 어떤 것도 그들에겐 차별로 작용하지도 않고 벽으로 여겨지지도 않는다. 정말 시궁창쥐처럼 아름다운 그녀들..
영화는 배두나의 출연으로 어쩔 수 없이 한일의 문화적 차이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이것 역시 중요한 문제도 아니거니와 심각한 주제를 던져 주지도 않는다. 가끔 급하면 한국말로 얘기하는 송에게 다른 멤버들은 '무슨 소리하는 거야'라며 묻지만 느낌으로 알아 듣는다. 송은 치마 길이가 짧은 일본 여학생의 뒤에 걸어가며 팬티가 보인다며 낄낄대고 웃는다. 그들 사이에 중요한 건 국적이 아니라 같은 나이와 같은 정서를 공유한 같은 세대라는 게 더 중요한 요소다. 마치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지만 '린다 린다'를 처음 들으며 눈물을 흘린 송처럼.
<송의 멤버 소개>
- 드럼 : 연습은 좀 땡땡이 치지만 귀여운 쿄코
- 베이스 : 음식은 좀 짜고 말은 좀 없지만 귀여운 노조미(실제 일본 그룹 Base Ball Bear의 멤버)
- 기타 : 성격이 급하고 화가나면 제일 무섭지만 제일 상냥하고 송을 밴드에 넣어 준 케이(실제 배두나와 제일 친하다고)
<린다 린다>
시궁창 쥐처럼 아름다워지고 싶어 사진에는 찍히지 않는 아름다움이 있으니까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만약 내가 언젠가 너와 만나 서로 얘기한다면 그 때는 부디 사랑의 의미를 알게 해주세요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시궁창 쥐처럼 누구보다 더 상냥하게 시궁창 쥐처럼 무엇보다 더 따뜻하게
사랑이 아니라도 연애가 아니라도 해도 너를 놔주지 않을거야 결코 지지 않는 강한 힘을 나는 가지고 있어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나의 오른손>
나의 오른손을 알지 못합니까? 행방불명되었습니다. 지명수배의 몽타주 거리에서 나눠줘요 지금 바로 찾으러 가지 않으면 어서 빨리 찾지 않으면 꿈에 나타났던 굶주렸던 들개 오늘 밤 짖고 있어요 본 적도 없는 것 같은 기타 치는 식으로 들은 적도 없는 것 같은 스타일로 노래하고 싶어 그렇기 때문에 나의 오른손을 알지 못합니까? 인간은 모두 약해도 꿈은 꼭 이뤄지는 거에요 눈동자 속에 잠들다 만 마음 꺾이지 않은 마음 지금이라도 눈에서 흘러내릴 것 같은 눈물의 이유를 말할 수 없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낼 모레도 무언가를 찾겠죠 본 적도 없는 것 같은 마이크를 잡는 식으로 들은 적도 없는 것 같은 스타일로 노래해요 그렇기 때문에 나의 오른손을 알지 못합니까?
<끝나지 않은 노래>
끝나지 않는 노래를 부르자 뭣 같은 세상을 위해 끝나지 않는 노래를 부르자 모든 쓰레기 같은 놈들을 위해서 세상에 냉대 받아 혼자 울던 밤 이젠 끝이라고 생각한 적은 많았어 중요한 순간은 죽고 싶을 만큼 무서운 것이기에 도망치고 싶었던 순간은 지금까지 많았어
끝나지 않는 노래를 부르자 나와 너와 그들을 위해서 끝나지 않는 노래를 부르자 내일은 웃을 수 있도록
끝나지 않는 노래를 부르자 홀로 울었던 밤 끝나지 않는 노래를 부르자 무시를 당했던 날들 끝나지 않는 노래를 부르자 뭣 같은 세상을 위해 끝나지 않는 노래를 부르자 모든 쓰레기 같은 놈들을 위해서 끝나지 않는 노래를 부르자 나와 너와 그들을 위해서 끝나지 않는 노래를 부르자 내일은 웃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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