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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기적을 느끼는 휴머니티속에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인간냄새 나는 해바라기같은 영화 해바라기
lang015 2006-12-13 오후 7:15:33 677   [2]

 

 

 

 

 

 

 

 

 

 

한 남자가 희망을 가지고 삶을 새롭게 시작하려 한다. 세상 시각이 모두 그를 <미친개> 로

 

기억하지만 그를 양아들로 삼아준 따뜻한 양어머니 양덕자(김해숙)와 그녀의 딸이자 자신에

 

게 동생이 되는 공주병 증세와 조금 싸가지 없는 듯 하지만 그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최희주

 

(허이재)가 '해바라기 식당' 에서 그를 맞이한다. 그의 이름은 오태식(김래원)이다. <어디선

 

가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기면 반드시 나타난다 ,홍반장> 의 강석범 감독이 선사하는 매서운

 

겨울의 한파를 따뜻하게 물들이는 해바라기 같은 햇살을 선사하는 영화는 올 겨울에 가장 인

 

상적인 한국영화로 마음속에 자리매김하게 된다. 영화의 개봉전까지만 해도 <비열한 거리>

 

나 <가문의 부활> 등의 조폭 영화의 계보를 이어가는 영화가 아닌가 생각을 했다. 휴머니티

 

를 강조했을뿐 대부분 피로 물들이는 싸움으로 얼룩진 그런 영화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심고

 

있었는데 그 생각이 사상누각처럼 무너져 내리며 부드럽고 따뜻한 물에 흡수되듯 흡입력을

 

가지고 다가왔다.

 

<해바라기> 는 새로운 희망을 나타낸다. 영화에서 김래원이 양어머니를 찾아가는 기차에서

 

꺼내어 보던 수첩에는 새로운 인생을 살려는 세가지 결심이 가장 눈을 끈다.

 

 


다신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다신 싸우지 않겠습니다.

 

다신 울지 않겠습니다.

 

 


그건 미친개 오태식의 인생을 끝내고 새로운 인생으로 살아갈수 있다는 희망으로 자신을 보

 

듬어준 양어머니와의 눈물로 얼룩진 맹세였다. 영화속에 등장하진 않았지만 덕자의 친아들

 

최도필(홍의정) 을 칼로 찔러 죽인후 어린아이처럼 울면서 잘못했다고 사죄하는 오태식의 이

 

야기가 덕자를 통해 희주가 그 일을 알게 된후 고백하듯 이야기할때 느꼈다. 미친개 오태식

 

에게 진정한 사랑을 준사람이 그리고 희망을 준 사람이 그 전까지 없었음을 말이다. 가족의

 

사랑도 받지 못했을 듯한 고등학교 중퇴의 경력의 오태식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세상을 그렇

 

게 야수처럼 살아야 했던 이유는 덕자처럼 따뜻하게 잡아준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

 

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비록 덕자와 희주, 그리고 웰빙 카 센타에 취직하고 난 뒤에 웰빙 카 센타 사장외에는 아무도

 

오태식을 믿어주진 않지만 희망을 품고 왔기에 자신이 하고 싶은 바램을 적은 덕자가 준

 

메모첩을 소중히 간직한채 하나 하나 실행하며 순박하게 웃어보이는 오태식의 모습은

 

세상의 편견으로 얼룩진 범죄자에 대한 냉담한 시선과 현실적인 시선에서 오는 현실적인

 

사회에서의 문제와도 결코 떨어져 생각할수 없게 만든다. 희주와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를 하나씩 지워가는 태식...몸의 문신을 지우고 학원에 등록하여 희주

 

와 같은 대학에 가고자 하는 소원을 위해 노력해 나간다. 양어머니에게는 신발을 그리고 희

 

주에게는 PMP를 첫 월급으로 선물하는 오태식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김래원씨의 연기

 

가 빛을 발한다.

 

하지만 판도라의 상자에서 가장 마지막에 나온 <희망> 하나를 건지기에는 세상이 그를 그대

 

로 내버려 두지 않는다. 희망을 제외한 불온한 기억을 가진 과거에 함께 했던 지금은 조판수

 

회장(김병옥) 밑으로 들어간 김양기(김정태)와 이창무(한정수)가 피할수 없는 충돌을 일으킨

 

다. 조판수 회장의 사업에 걸림돌이 되는 위치에 놓인 해바라기 식당의 위치가 결국 휴머니

 

티로 물들었던 희망의 해바라기 식당을 산산히 조각내 버린다. 미래를 향해 당차게 나가면서

 

갈등을 극복해 나가던 희주는 벽돌에 직격당해 병원에서 수술을 해야하는 위태한 상황에 이

 

르고, 조판수 회장의 심경을 건드리며 과거에 최두필과 오태식의 싸움에서 어부지리를 얻어

 

승승장구한 자신의 계획과  미래에 지장이 되는 최두필의 일기로 으름장을 놓았던 덕자는 김

 

양기의 손에 목숨을 빼앗긴다.

 

그리고 무너져 내리는 해바라기식당...그것은 세상에 <희망> 을 가지고 살아가려는 새로운

 

인생을 살려는 태식의 희망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기도 했다. 어디부터 어긋났는지 모르지

 

만 태식은 어머니와의 대화를 기억해 내면서 무너져 내리는 희망앞에 물을 양어머니의 시체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울어댄다. 아마 처음만남에서 덕자에게 사과할때 그렇게 서럽게 울지

 

않았을까 하는 이미지가 겹쳐지는 순간이었다.

 

 

 

"술을 마셨느냐?" / "아니요.." /"싸움을 했느냐?" / "아니요.." / "그럼.. 이제 울 일이 없겠구

 

나.."

 

 

 

 

분명 울지 않으려 했는데 다시 울수밖에 없다. 그리고 술을 마시려 하지 않았는데 다시 술을

 

마실수 밖에 없다. 그리고 싸우지 않으려 했는데 그래도 마지막 남은 단 하나의 희망, 그 희망

 

인 희주를 위해 그는 목숨을 버릴 각오로 조판수 회장이 <오라클> 나이트 클럽을 여는 곳으

 

로 향한다. 서럽게 울면서 그리고 목이 터져라 외치면서 새롭게 살아보고자 조판수 회장이

 

팔 하나 내놓으라고 해도 순순히 팔뚝을 내밀었던 오태식이 외친다.

 

 

 


죄를 졌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더군.. 그래서 지금부터 내가 너희들에게 벌을 주겠다.

 

지금부터 달게 받아라

 

 

 

 

자신의 새로운 삶을 위해 조언을 던져주며 위기를 알렸던 병진(지대한)을 밖으로 내보낸 오

 

태식의 눈은 희망을 짓밟은 자들을 향한 분노의 폭발이 서럽게 춤으로 승화되기 시작한다.

 

분노에 물든 사자같으면서도 너무나 슬퍼서 주체할수 없는 어린아이처럼 격렬하게 휘두르는

 

주먹, 수없이 얻어 맞고 내리치며 비틀 비틀 한발짝 한발짝 앞으로 나선다. 악역답게 끝까지

 

자신이 죄에  대한 벌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신이 나서지 않아 오태식을 미리 치지 못한것을

 

되짚어 보는 조판수는 서럽게 휘두르는 오태식의 쇠파이프에 운명을 다한다. 불과 함께 스러

 

져 가는 태식의 눈빛에 비춰진 것은 아마 마지막 살아남은 희주의 행복이 아니었을까 생각된

 

다. 태식의 희망사항이 적혀있던 수첩처럼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희주가 적어놓은 희망첩

 

으로 이어진다. 이것은 태식이 마지막까지 지키고자 했던 희망을 계승했다는 의미라고 했다.

 

함께 가지는 못했지만 대학에서 그 희망을 이뤄나가는 희주와 함께 이어져 있다는 일종의 보

 

이지 않는 끈과 같은 의미로 느껴진다. 모든 희망이 무너지는 듯 했지만 결국 희주라는 '희망'

 

이 소중하게 남겨진 가족사진 한장처럼 기억속에서 영원히 함께 할 거라고 말이다.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학원에서 수학과목을 담당하고 과거 오태식과 사랑했다는 에피소드를

 

가진 이은미(박은혜)와의 나레이션이 나의 생각에 확신을 준다.

 

 

 


"선생님, 선생님은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사랑이 별건가..행복한 순간의 짧은 기억 하나면 충분한거지. 기억한다면 사랑은 변하지않

 

아!"

 

 

 

 

올해 후반기 영화중 가장 휴머니티적인 그리고 감동을 비롯한 현실적으로 비춰지는 범죄자

 

의 시각까지 집어넣은 깊은 여운을 남기는 영화였다. 잔잔하게 흐르는 멜로나 드라마적인 분

 

위기보다 강렬하게 각인시키듯 남기지 않는 '화인(火印)' 올 겨울 따뜻하게 보낼수 있는 마음

 

훈훈한 감동의 선율이 지워지지 않을 듯 하다. 가족과 함께 혹은 연인과도 함께 마음을 적실

 

수 있는 영화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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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2006, Sunf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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