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40대다. 10대 아들을 둘이나 키우고 있다.
그리고 60년대와 70년대 청소년기를 지냈다.
가슴 아픈 사랑의 열병도 아련한 추억도 대학 진학을 강조하는 학교교육때문에 유보하고 살았다.
오늘 '그해 여름'을 보면서 그때 내가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느꼈다.
사람의 감정의 성숙은 그 나이에 맞게 느끼고 표현하고 살아야 하는구나 그리고 그 것을 그때 느끼지 못하면 30년이 흐른 시간 뒤에도 느끼고야 마는 구나 하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그해 여름은 느끼는 영화다. 배경?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흑백 사진처럼 배경을 생략하고 대상에 치중한다.
우리 시대의 상황. 정치적인 탐욕과 어설픈 열정이 맞장뜨는. 지금 누가 옳다고 애기할 수 있으리?
나약하고 감수성 예민한 한 대학생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차가운 현실의 앞력앞에 이 사회에서 버림받는 순수한 처녀의 인생을 감당하기는 너무 버거운 것이리라.
그들 연인은 누구도 미워하지 않았지만 집단의, 체제의 광기에 의해 무너지는 사랑을, 감독은 순수한 마음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병헌이 비가오는 바위 틈에서 종소리를 듣고 그 바위들 위에 돌 물고기를 놓는 모습을 바라보는 수애의 모습에서 나는 멀리 떨어져도 서로를 향하는 마음으로 묶여있는 한쌍의 아름다운 영혼을 보았다.
이 영화는 말한다. 사랑은, 순수한 사랑은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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