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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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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1-07 오후 5:47: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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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사람들이 점점 이기적이게 변해 만 간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든다. 예전엔, 아주 옛날엔 안 그랬었는데 … 아마도 이건 사람들이 이전의 공공생활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생활을 하면서 자기만의 공간이 익숙해 지면서 점점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성향이 강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
내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건 영화 <넥스트 베스트 씽(The Next best Thing)>을 이야기 하고 싶어서 이다. 이제 막 개봉 한 영화 <넥스트 베스트 씽>, 우리말로는 “차선”을 의미하는, 그러니까 최선은 못되지만 두 번째의 최선이란, 이 제목의 영화는 어쩌면 결혼에 관한 남녀의 이기심에 의해 발생된 해프닝이 아닌가 싶다. 결혼에 대한 가장 이기적인 생각들….. 그 중 하나가 여자는 결혼은 하지 않고 아이만을 낳아 키우고 싶다는 남자는 결혼은 않고 가정이라는 굴레에 메이지 않고 많은 여자 친구들과 즐기듯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들이 아닐까 ? 이 영화 속의 커플 애비와 로버트는 전적으로 이런 이기주의적인 발상 때문에 가족이 된 건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진행이 되면 진행이 될수록 그들이 처해지게 된 원인이 이러한 원인으로부터 출발한 것은 아닐까 하는 느낌을 갖는다. 이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이 각각 여자와 남자의 입장에서 아들의 입장을 생각해 서로 조금 씩 만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였다.
애비<마돈나>, 노처녀인 그녀는 요가 강사이다. 미모나 몸매, 적당한 재력도 있어보인다. 어느것 하나 빠질 것이 없는 그녀지만 그녀는 지금 막 남자친구에게서 실연을 당했다. 떠나는 남자친구가 그녀에게 남긴 말, 넌 너무 부담스러워…. 그렇다 그녀는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어디 험을 잡을 데가 없다. 하지만 여자였던 것이다. 여자가 남자만큼 사회적으로도 능력이 있고 그렇다고 추하지도 않다면 그 여자는 남자에게 부담으로 다가오는 가보다. 그러니까 애비는 남자가 생각하기에 보호해 줄만한 구석이 별로 없어보이는 그래서 그 옆에 있는 남자를 오히려 초라해 보일 그런 여성이다. 하지만 애비도 한 사람의 여성이다. 사회에서 인정을 받는 여성이기 이전에 남자의 사랑이 그리운 외로운 여자. 그녀는 남자친구가 떠나길 바라진 않는다. 맘 같아선 남자의 바지가랭이를 잡고 울면서 가지 말라고 붙잡고 싶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외모나 사회적 지위만큼의 자존심이 있는 여성이다. 그리고 첨엔 좀 힘들겠지만 남자가 없다고 못사는 건 아니다. 그래서 그녀는 또다시 혼자가 되었다. 참, 그녀는 혼자가 아니다. 그녀에겐 그녀가 괴롭거나 힘들 때 언제든지 곁에 있어주고 인생상담도 해주는 둘도 없는 남자친구(?)가 있다. 그의 이름은 로버트(루퍼트 애버릿), 정원사인 그는 애비의 일이라면 만사를 재치고 도와준다. 남자 문제든 개인적인 문제든 그들은 진실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이다. 혹자는 남자와 여자사이에 우정이란 있을 수 없다는 말을 할 것이다. 하지만 로버트의 상황을 알면 그들이 친구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로버트는 게이였던 것. 그러니까 로버트는 남자를 사랑하는 취향을 가진 남자이기에 아름다운 애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다만 맘이 맞는 친구일뿐. 그래서 이성이었지만 매력적인 애비와 로버트는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로버트는 실연에 아파하는 애비를 위로해 준다는 명목으로 자신이 일을 돌봐주던 멋진 집에서 애비와 파티 아닌 파티를 즐겁게 하면서 진하게 술을 거하게 마셨는데.. 역시 술이 문제인 거다. 이성을 순식간에 마비를 시키니… 남자이고 여자인 그들, 그들은 친구로 넘어선 안되는 선(?)을 넘었던 것. 그 후 서먹서먹해 진 그들, 한참을 연락이 없던 애비가 갑자기 나타나선 하는말,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소식, 애비의 임신. 애비는 임신을 했지만 로버트에게 책임을 묻고싶지 않다. 오히려 그녀는 은근히 아기를 원했었다. 더구나 아기의 아버지가 로버트라면, 그녀도 싫지는 않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아이를 아버지 없는 결손 가정의 아이로 키우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로버트와 결혼 할 수도 없다. 로버트의 성적취향을 그녀도 익히 알고있고 그녀 역시 친구인 로버트가 갑자기 남자로 다가오지도 않는 것. 그녀는 아이를 낳기로 했다. 그리곤 로버트에게 제안한다.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달라고, 결혼은 하지 않는 것이니 각자의 생활을 유지한테 아이를 위한 엄마, 아빠만 되어주자고…
아이를 좋아하는 아님 결혼에 대한 독촉을 받는 30대이상의 싱글 여성들, 그것도 사회적으로 웬만큼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여성들은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한번쯤 해 보았을 것이다. 결혼은 싫지만 아이는 낳아보고 싶다는… 여자에게 있어서 결혼은 슈퍼우먼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결혼을 하였다고 자신이 하던 일을 그만 둘 수는 없는 일, 하지만 결혼과 동시에 가정의 일을 해야만 하는 의무가 지워지고 또한 아이를 낳을 경우 육아의 의무까지 지워진다. 직업을 가지고 나름대로의 영역에서 인정을 받는 여성은 이러한 이유로 결혼을 꺼리는 경우가 있다. 아마도 그래서 요즘의 여성들이 대한 부담은 지지 않는 “나 홀로 어머니”를 생각경향이 생긴 건 아닌가 싶다. 사회적으로 인정 받고 그런 직장생활을 유지하기위해 그녀들이 생각하는 차선은 아마도 이런 모든걸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 결혼은 않고 아이를 낳는 방법일 것이다. 그것이 낳을 아이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은체…. 극중의 애비의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가정을 이루곤 싶지만 곁엔 남자친구 하나 없고, 아이를 낳았으면 하는 막연한 생각 그리고 예정되지 않은 임신….. 그녀에게 있어서 로버트 만큼 완벽한 아버지는 없을 것이다. 가정을 이루기는 하지만 결혼은 아니며 자신이 낳은 아이의 완벽한 아버지가 되어줄 수 있으며 서로의 사생활을 보호받을 수 있는…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애비 쪽의 생각이다. 하지만 로버트도 자신의 아이에 대한 책임감과 애비에 대한 우정으로 이러한 제의가 마냥 싫은 것 만은 아니다. 객관적으로 보기엔 이들의 관계는 이상하다 못해 괴이하기까지 하다. 여하튼 애비를 좋아하고 아기를 원하는 로버트의 동의에 의해 이들의 가정은 이루어졌지만 문제점을 잉태한 이 가정이 언제까지나 화목하기만 할지….
초반 이 영화는 왠지 로맨틱 코미디의 분위기다. 이제는 나이가 너무 먹어서 주름이 너무도 선명한 우리의 마돈나가 여주인공 애비. 노처녀 요가 강사란 이미지와는 참 잘 맞는데 어째 이젠 영화를 그만 찍었으면 하는 느낌이 든다. 더구나 로맨틱 코미디 분위기의 영화는… 여하튼 초반의 이 영화 참 경쾌했다. 실연당한 애비의 남자친구를 골려주는 로버트의 모습이나 친구로서의 우정을 나누는 모습 그리고 가정을 이루고서도 아이를 사랑하면서 잘 살아가는 모습등등…. 이 영화가 삐꺼덕거리며 갈피를 잡지 못하기 시작한건 아빠가 아닌 남편을 원한 애비에게 남자가 나타난 이후. 애비에게 나타난 새로운 남자친구, 벤(벤자민 브랫). 꽤 멋진 사람인 것 같다. 사귄지는 얼마되지 않지만 애비를 사랑하고 애비가 믿고 의지하기엔 꽤 괜찮은 사람같다. 더구나 그는 애비의 비정상적인 가정을 이해한다. 그녀에게 아들이 있다는 것도 남자친구와 같이 가정을 이루고 생활하고 있다는 건 그녀를 사랑하는 그에겐 아무런 문제가 되질 않는다. 자연스럽게 그는 애비와 결혼하기를 원하고 애비도 그러고 싶은 눈치다. 그럼 샘(그들의 아이)은 어떻게 되는 거지 ??, 로버트는 어떻게 되는 거지 ???
물론 샘은 애비의 아이이고 로버트는 그냥 아버지 였을 뿐 모권이 우선시 되는 미국의 법은 로버트에겐 전혀 힘이 되질 않는다. 더구나 그들은 실제로 결혼을 한 사이도 아니고 하니 로버트는 샘에게 전혀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처지이다. 여하튼 이후의 전개는 샘을 사이에 두고 애비와 로버트가 벌이는 양육권 싸움이 중심이 된다. 경쾌한 로맨틱 코미디 정도인줄 알았더니 감독은 이혼에 따르는 양육권 문제등의 현대의 가족문제를 이슈화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더구나 동성 연애자인 아버지를 등장시켜 동성연애자의 사회적 입지문제도 다루고 싶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전개가 되어갈수록 과연 핵가족화와 개인주의 경향에 따른 이혼, 그리고 그에 따른 아이의 양육권과 관련된 이야기 보다는 한 사람의 여성이 자신의 아이에 대한 욕심 때문에 그리고 새로 나타난 남자 때문에 기존의 인간관계는 무시하는 아주 이기적인 여성의 모습만을 보여주는 듯 하여 무척이나 씁쓸하였다.
초반 애비는 꽤 괜찮은 친구다. 친구의 희로애락을 함께하기를 원했고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 로버트에겐 늘 고마움을 느껴왔던 애비였다. 하지만 그녀도 초반에 이야기 했던 나름대로의 사회적 능력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었고 그 나름대로의 이기심이 잠재해 있는 여성이었다. 임신을 하면서부터 가정이 필요한 그녀에게 로버트는 최선의 선택이었고 그녀의 그러한 이기심이 그다지 그녀만을 위한 이기심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이 로버트도 가정을 이루면서 꽤 행복감을 느꼈고 그들의 아이 샘도 그러한 가정에서 행복을 느꼈으므로 그녀의 선택은 처음부터 최선의 선택인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자신이 외로울 때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줄 남자가 생겼다. 그러니까 벤은 여지 껏 몇 년동안 우정을 나눈 로버트보다도 우선순위가 되었고 그녀가 그렇게 바라는 완벽한 가정을 이룰 수 있는 구세주 였던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않은 애비, 그녀에겐 샘을 차지하기 위해 벤과 가정을 이루기 위해선 로버트와의 우정은 그다지 소중하지 않은 것 같다. 극중 애비는 로버트와 소송을 벌이고 싶지 않을 만큼 마음이 아픈 모습을 보이긴 하였지만 그녀는 절대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양보하겠다는 말은 않는다. 결국 샘을 사이에 둔 소송을 벌이게 된다.
이 영화의 후반부를 보면서 내가 가장 화가 났었던 부분은 애비의 행동이다. 애비는 꽤 괜찮은 여성으로 그려지긴 하지만 천상 여자라는 인상을 준다.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그리고 신체적으로 결함이 전혀 없는 그녀를 그리긴 하지만 늘 남성이 그리운 모습을 보인다. 가정을 이루고 샘을 낳고 사랑하지만 여전히 그녀는 한편이 허전하다. 남자가 그리운 것이다. 그리고 그녀에게 남자가 나타난 이후엔 그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여지껏 그녀를 물심양면으로 돌보아주던 로버트도 그리고 샘도…. 샘을 가지겠다는 생각으로 로버트와 소송을 하는 그녀의 모습이나 샘의 의견도 묻지않고 벤과의 결혼을 덕컥 결정하는 그녀의 모습. 어쩐지 속좁은 여자가 무슨 생각이 있겠어 하는 핀잔을 주는 것 처럼 보인다. 감독은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 이지만 양육권에 대한 법률적 분리함 때문에 아버지의 직무에 충실하였지만 법적으론 아무런 보호를 받지못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리고 싶어하는 것 같지만 난 왠지 그런 느낌보다도 여자의 이기심이 부른 한 남자의 불행 정도로만 보였다. 이러한 애비의 이기심에 로버트는 왜 저렇게 나약하기만 한건지….
이 영화의 감독 죤 슐레진저. <미드나잇 카우보이>, <마라톤 맨>등의 명작을 만들어 냈던 그 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산만하고 허술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면 로맨틱 코미디, 사회적 문제의식을 파해친 심각한 영화면 심각한 영화. 이 둘 중 하나를 했었어야 했다. 그다지 비슷하지 않은 주제를 혼합하려고 하다보니 영화는 산만하고 어정쩡한 영화가 되어버렸고 그 결론 또한 보여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일까 이 영화가 여성 감독에 의한, 여성 감독의 시선에 의한 영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영화 속 애비가 그렇게도 이기적이기만한 비정한 여자친구가 되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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